제주 유나이티드, 서울 이랜드에 2-1 역전승? 최근 리그 7경기 중 6승1무 기록... 초반 부침 끝내고 K리그2 선두권 지켜내
승격 전문가 남기일(46) 감독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 초반 부침을 겪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7경기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남 감독은 19일 한국일보에 "처음엔 승격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이걸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며 "선수들은 물론, 스태프ㆍ구단이 모두 잘 따라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 팀이 하나로 뭉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7경기 무패 소감을 밝혔다. 앞서 제주는 18일 K리그2(2부리그) 서울이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의 상승세는 시즌 초반과 판이하다. 지난 시즌 K리그1(1부리그) 꼴찌팀으로 K리그2에 직행한 제주는 시작과 동시에 하락세를 경험했다. 서울이랜드와의 무승부를 시작으로 2연패를 맛보며 한 시즌만에 승격하겠다는 목표와는 점차 멀어져갔다. 제주는 4라운드부터 달라졌다. 부천FC와의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내리 4연승을 거뒀다. 이후 경남FC와의 무승부를 제외하면 7경기동안 6승 1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며 승격을 위한 '원팀'으로 완벽하게 변모했다.
'승격 전도사' 남 감독을 향한 의심도 말끔히 해소됐다. 지난해 말 성남FC을 떠나 제주로 이적한 남 감독은 2014년 광주FC와 2018년 성남을 K리그1으로 이끌어, 최다 승격 감독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남 감독은 "감독은 중압감을 견뎌야 하고,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부담감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했다.
남 감독의 '승격 DNA'는 이날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공격수 안현범(26)에게 수비 역할을 함께 맡기다가, 그가 필요할 때 공격수로서 활약하게 한 것. 이날 줄곧 공ㆍ수 연결을 맡던 안현범은 0-1으로 팀이 밀리던 상황에서 남 감독 주문에 따라 골대 앞으로 전진했고, 그는 후반 1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은 공을 오른발슛으로 완성시켰다. 이어 제주는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서울이랜드에게 페널티킥을 따냈고, 이창민(26)이 이를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남 감독은 "공수 밸런스를 통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뒤 개인 역량이 녹아 들어야 결과는 물론, 선수 성장도 이뤄낼 수 있다"며 "현범이의 개인 성장을 돕기 위해 수비를 채워야 한다고 봤고, 그러면 공격을 발휘하기가 더 수월해질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지시했다고 포지션 변경 이유를 밝혔다.
포지션 변경에 불만이 있을 법도 하지만, 남 감독의 '원팀 매직'에 선수들도 수긍한다. 안현범은 경기 후 "내가 부여 받은 임무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리"라며 "(감독님께선) 나처럼 특징이 화려한 선수들에게 내 걸 버리고 팀에 헌신하라고 주문하시고, 내게도 '요즘 네 것을 내려놓은 것 같아 경기를 뛰게 한다'고도 하셨다"고 했다. 또 "팀이 리그에서 계속 이기고, 결과가 나오니까 내가 잘하는 걸 내려놨다"며 "누가 골을 넣어도 상관없다"고도 했다.
이 기세라면 승격 가능성이 높다. 제주는 톱3를 형성하고 있는 수원FC와는 1점, 대전과는 2점 차로 앞서고 있다. 수원FC와 대전의 맞대결 결과로 충분히 뒤바뀔 수 있는 선두 자리지만, 제주는 10라운드 경기를 악천후로 못 뛰어,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라 순위 전복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남 감독은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완전히 제압할 팀이 없어, 늘 긴장해야 한다"며 "순위보단 미흡한 부분ㆍ잘할 수 있는 부분을 보며 채워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여전히 안갯속을 헤쳐나가는 중인 만큼, 앞으로 더 뭉쳐서 잘해야 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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