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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가 울진 후포항서 맛 본 살 꽉 찬 '홍게' 가격은

입력
2020.07.18 10:51
수정
2020.07.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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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 90% 넘는 박달홍게…두 마리 ‘5만원’
7, 8월 금어기...현지 즉석 판매 노점은 철수

홍게로 불리는 붉은대게.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페이스북

홍게로 불리는 붉은대게.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페이스북

배우 이장우씨가 경북 울진군 후포항을 찾아 살이 꽉 찬 붉은대게(홍게)를 먹는 모습이 TV프로그램 '나혼자 산다'를 통해 방영된 후 후포 홍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장우씨가 방송에서 홍게를 산 곳은 대게잡이 어선들이 조업을 끝낸 후 항구로 돌아와 곧바로 경매에 부치는 후포수협 위판장 옆 노점이다. 가판대를 놓고 홍게를 파는 상인 대부분은 60세가 넘는 후포마을 부녀자들로, 6, 7명쯤 된다. 이들은 어선이 정박하면 선주들과 직거래로 구입한 뒤 주로 후포항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한다. 당일 아침 항구로 들어 온 배에서 홍게를 내리자마자 판매해 후포항 일대 고급 식당에서 파는 홍게보다 싱싱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판매하는 양이 많지 않고 노점으로 팔다 보니 손님들이 앉아 먹을 곳은 없다. 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쪄 스티로폼 상자에 담아준다.

배우 이장우씨가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수협 위판장 옆 노점에서 살이 꽉 찬 붉은대게 다리를 건네 받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 캡처.

배우 이장우씨가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수협 위판장 옆 노점에서 살이 꽉 찬 붉은대게 다리를 건네 받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 캡처.

방송에서 이장우씨에게 살이 꽉 찬 홍게 다리를 건넸던 노점상 주인은 예닐곱 되는 이곳 가판대에서 맏언니 격인 이옥순(74)씨다.

그는 "얼마 전 TV에 나온 탤런트(이장우씨)가 두 마리 5만원에 사 갔다"며 "살이 90%넘게 차 있는 박달홍게로 좋은 물건이었다"고 말했다.

박달홍게는 상인들이 대게나 홍게가 박달나무처럼 단단할 정도로 속이 꽉 차 있는 상태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대게 역시 크고 살이 많이 차 있으면 박달대게라 부른다.

울진 후포항은 대게가 나는 경북 동해안에서도 홍게 집산지다. 후포항에서 동쪽 바다로 23㎞ 떨어진 곳에는 왕돌초라는 거대 수중 암초가 있다. 왕돌초는 남북으로 6~10㎞, 동서로는 3~6㎞크기로, 면적으로는 여의도 2배인 15㎢에 달한다. 한류와 난류가 겹쳐 다양한 해양생물이 사는 황금어장이다. 대게도 서식하지만 홍게가 특히 많다.

다이버가 경북 울진군 후포항 앞바다 수중 암초인 왕돌초 일대를 유영하고 있다. 출처 울진군 홈페이지

다이버가 경북 울진군 후포항 앞바다 수중 암초인 왕돌초 일대를 유영하고 있다. 출처 울진군 홈페이지

대게는 등쪽에 주황색, 배쪽에 흰색을 띄지만, 홍게는 몸 전체가 진한 붉은색을 나타낸다. 대게는 동해서도 수심 200~500m에 사는데 반해 홍게는 이보다 3배 이상 깊은 500~1000m 수심에 분포한다. 더 깊은 곳에 살아도 값은 대게가 훨씬 비싸다. 대게 어획량이 홍게보다 적은데다 몸이 더 단단하고 맛도 좀 더 달다.

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차이.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페이스북

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차이.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페이스북

아쉽게도 당분간 후포항에서 이장우씨처럼 노점에서 바로 찐 홍게 맛을 볼 수 없다. 해마다 7월10일부터 8월25일까지는 홍게 자원 보호로 포획이 금지되는 금어기인 탓이다.

하지만 항구 일대에서 쪄서 곧바로 냉동시설에 보관한 게를 먹을 수 있다.

후포항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일대 식당들은 금어기를 앞두고 물량을 미리 비축해 후포에 오면 언제나 홍게를 맛 볼 수 있다"며 "싱싱한 상태로 곧바로 쪄 보관하기 때문에 지금 먹어도 선도와 맛이 좋다"고 말했다.

붉은대게 집산지인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 일대 모습. 울진=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붉은대게 집산지인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 일대 모습. 울진=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울진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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