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이 오랜 기다림을 극복하고 여름 캠프 첫 실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하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김광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청백전에 선발로 나가 5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며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선발 경쟁자였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마무리 보직 전환 가능성이 전해진 데 이어 이날 인상적인 투구를 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를 개막전 선발로 내정했다. 애덤 웨인라이트도 2선발이 확정됐다. 이어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컬러스도 선발진 합류가 유력하고 남은 한 자리를 김광현이 꿰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광현은 두 차례 라이브피칭에 이어 4일 휴식 후 라이브 피칭, 5일 쉬고 이날 청백전에 등판하는 선발 투수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3이닝을 소화했고, 11일에는 4이닝을 던졌다.
SK에서 뛰다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선발 진입이 눈앞에 보였다. 그는 시범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4경기 8이닝 5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여기에 마이컬러스가 팔꿈치 통증을 느껴 김광현의 선발 진입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고, 팀 훈련도 전면 중단됐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머물다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해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동료나 지인도 없었고, 훈련 환경도 조성되지 않아 힘든 시기였다. 다행히 김광현은 동료 웨인라이트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이어갔고, 메이저리그 개막 일정이 잡히면서 재개된 팀 훈련에 합류했다.
김광현은 그러나 긴 실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스프링캠프 때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광현은 2회엔 폴 데용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에게 볼넷을 내줘 처음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앤드루 키즈너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한 뒤 해리슨 베이더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ㆍ2루가 됐지만, 레인 토머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불을 껐다. 3, 4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완벽한 모습을 이어갔다. 연장 10회 무사 2루 상황으로 가정한 다음 이닝에선 키즈너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ㆍ2루에 몰렸지만 병살타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간단히 위기를 벗어났다.
김광현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선발로 들어가는 것이 최고라 생각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팀이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5일 피츠버그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0경기로 단축한 2020시즌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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