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샐러드 파스타 드셔보시겠어요? 연어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은 뇌 세포를 활성화 시켜주고, 기분을 관장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여줍니다."
식사를 하면서 상담과 치료를 해주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김해경(송승헌)이 실연으로 힘겨워하는 상담자와 식사를 하면서 연어 샐러드 파스타를 추천한다. '먹는 드라마(먹드)'를 표방한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속 한 장면이다.
한 끼 식사를 통해 두 남녀가 같이 먹는 즐거움을 되찾고, 과거 상처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리는 설정의 이 드라마는 첫 방송 6.1% 시청률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한류스타 송승헌과 올 초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주가를 올린 서지혜의 만남, 원작인 웹툰의 인기, 트렌드인 음식을 소재로 한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화제를 잇지 못하고 지난 14일 2.9%, 4.3%의 시청률로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뿐 아니라 지난달 종영한 JTBC '야식남녀'와 '쌍갑포차' 같은 먹드 역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역시 인기 웹툰 원작인데다 황정음의 3년 만의 안방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은 '쌍갑포차'는 최고 시청률이 3.7%에 불과했고, '야식남녀'는 중반 이후 1%도 안 되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전히 TV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에서는 '먹방'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먹드는 줄줄이 고배를 마신 셈이다.
이들 드라마는 음식을 통한 삶의 위로나 회복을 다루는데 실패하면서 부진했다는 평가다. 특히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식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음식은 '카메오'로 등장할 정도로, 원작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미 너무 익숙한 멜로 드라마의 틀 안에 갇혀 버렸다는 것이다. 우연을 남발하는 억지스런 설정과 첫사랑의 등장, 전형적인 4각 관계 같은 클리셰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지 못했다. 송승헌과 서지혜 사이에서 훼방 놓는 전 남친 정재혁(이지훈)이 스토킹과 주거침입 등 범죄를 저지르는 설정은 무리수에 가까웠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호평 받던 웹툰을 드라마화하면서 전개 자체가 지지부진했고, 결국 보여준 것이라곤 우리가 흔히 아는 멜로였을 뿐"이라며 "이 드라마에서 좋았던 건 한 끼 식사와 관계의 진전을 엮었던 부분인데 그런 부분을 키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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