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일 확진 7만7000명으로 또 최고치
일본ㆍ이스라엘ㆍ남아공 등 재확산 뚜렷
2차 팬데믹 앞당기는 대륙별 거점화 우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7만7,000명을 기록하며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구대국 브라질과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200만명, 1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과 이스라엘은 연일 봉쇄 해제 후 최다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1차 팬데믹의 파고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들 국가가 2차 팬데믹을 앞당기는 대륙별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만7,000명으로 집계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370만명에 육박하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망자는 13만8,000명을 넘어섰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신규 환자를 7만명 이상으로 집계하며 역대 최고치라고 전했다. 50개 주(州) 중 30곳에서 일일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 특히 텍사스ㆍ플로리다ㆍ캘리포니아주에서는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만명과 100명 이상이었다.
좌충우돌 부실 대응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못해 본인은 보건당국의 마스크 착용 권고를 수용했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각 주별로 마스크 착용 규정을 달리하면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28개 주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공화당 소속 조지아주지사는 하위 지방정부의 마스크 의무 착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 누적 감염자가 2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7만7,000명에 이르렀다. 중앙정부 차원의 방역 대책을 방기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환자가 됐다. 그나마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을 시행해왔던 지방정부들은 최근 상황이 심각해지자 다시 방역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표 관광도시 리우데자네이루가 17일부터 해변과 관광명소를 부분 개방키로 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현재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100만5,63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하루 확진자는 역대 최고치인 3만4,000여명이었다. 진단 검사가 1,270만건 이상 진행됐다지만 인구 대비 검진율은 여전히 세계 최하위권이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최근 논문에서 "내년 초까지 백신이나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28만7,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어서며 긴급사태 해제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한 때 20명대로 떨어졌지만 이달 초 100명대로 올라선 뒤 급증세다. 이스라엘에선 최근 나흘간 매일 2,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자 야간 중 상점ㆍ이발소ㆍ박물관 등을 폐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누적 확진자 수도 세계 여섯 번째 수준인 32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나라의 분포로 볼 때 사실상 지구촌 전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매체 와이어드는 "세계는 아직 1차 팬데믹의 정점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 2차 팬데믹의 경계를 명확히 가르기 어렵지만, 이들 국가가 지역별 재확산의 거점이 될 경우 보건 전문가들이 올해 가을이나 겨울로 예상했던 2차 팬데믹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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