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라크 침공에 항의 위해 부시에 던져
신발, 중동서는 '모욕' 뜻해
"이라크 사람들이 보내는 굿바이 키스다. 이 개XX야!"
2008년 12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투척, '아랍의 영웅'으로 떠오른 이라크 기자 문타다르 알자이디가 당시 했던 말이다.
16일 남성 A씨가 제21대 국회 개원연설 및 환담을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다. A씨는 "가짜 평화주의자, 가짜 인권주의자 문재인이 어떻게 평화와 인권을 운운하냐. 빨갱이 문재인을 자유대한민국에서 당장 끌어내라"고 외쳤다.
'신발 세례'는 다소 역사가 오래됐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알자이디의 사례다. 당시 알자이디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항의하는 뜻으로 신발을 던졌다. 그는 아랍권의 영웅으로 대접을 받았지만, 외국 원수를 공격한 혐의로 12개월 형을 받아 9개월 간의 '감옥 신세'를 져야만했다. 그는 이후 '알사이룬'당에 입당, 2018년 5월 실시되는 이라크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아랍권 국가에서 신발은 '밑바닥'을 상징한다. 따라서 중동에서는 구두 밑창을 상대방에게 보이는 행위를 모욕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3년 이라크 후세인 정권이 붕괴됐을 때, 바그다드 시민들이 당장 신발부터 벗어 후세인 동상을 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발 투척' 사건은 나라를 불문하고 발생했다. 2010년 9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의 첫 사인회를 위해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의 한 서점을 찾았다가 반전 시위대로부터 계란과 신발세례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그해 10월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는 생방송 TV 프로그램에 출연, 자신이 이라크전 참전 결정을 내린 것이 정당했다는 말을 하다가 한 방청객으로부터 신발 두 짝 세례를 받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동을 방문 중이던 2012년 2월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명의 팔레스타인들이 "반기문, 이스라엘 편애는 충분하다"라며 반 전 총장이 탑승한 차량을 향해 슬리퍼를 던지기도 했다.
2013년 12월에는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정부의 정보 통제를 강화하는 특정비밀보호법안이 가결되자 방청객이 신발을 던지며 항의한 바 있다. 2014년 4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고철 재활용 산업 협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연설 도중 서류뭉치와 함께 '구두 공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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