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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따라 나도 '우아한 근육' 키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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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따라 나도 '우아한 근육' 키워볼까

입력
2020.07.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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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르고 날씬한 몸매보다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을 가꾸려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러스트=이민혜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메마르고 날씬한 몸매보다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을 가꾸려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러스트=이민혜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김민경 효과'다. 웹 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운동뚱)’에서 김민경은 놀라운 운동신경을 선보이면서도 “난 다이어트가 아니야, 살 빠지면 안 돼”라고 외친다. 운동의 본질은 '체중 감량'이 아닌 '건강한 삶'에 있음을, 마르고 날씬한 몸매보다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에 대한 선호가 싹트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힘입은 여성의 운동 에세이가 나왔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웅진지식하우스 발행)와 ‘50, 우아한 근육’(꿈의지도 발행)이다. 제목부터 아예 근육을 내세운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는 15년간에 걸친 '운동 방랑' 생활을 청산하고 근력 운동으로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까지 따낸 현직 기자 이정연(38)씨의 기록이다. 이씨의 운동 방랑은 이렇다. 발레, 수영, 달리기, 스윙댄스, 주짓수 등등. 여느 30대 여성처럼 '몸매 가꾸기'를 위해 숱한 운동들을 섭렵했다.


'오늘부터 운동뚱'을 통해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개그우먼 김민경. 코미디TV 제공

'오늘부터 운동뚱'을 통해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개그우먼 김민경. 코미디TV 제공


그러다 이씨는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보통의 여성들은 '알통' 생긴다고 극력 피한다는 그 근력 운동을 말이다. 시작은 좀 허술했다. 집 근처 체육관 코치의 어깨 근육에 반해서 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근력 운동이 3년째 이어지면서 그간 오랜 운동 방랑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 줬다.

이씨가 근력 운동에 푹 빠진 것은 몸이 튼튼해지자 마음이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예쁜 몸' '남들이 보기 좋다고 인정해주는 몸'을 더는 욕망할 필요가 없었다.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되자 마음이, 삶이 치유됐다. 이씨는 "내 안에서 시작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목표가 지금의 나로 이끌었다”고 고백했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이정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344쪽 1만5,000원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이정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344쪽 1만5,000원


50, 우아한 근육 이민숙 지음 꿈의지도 발행 272쪽 1만4,000원

50, 우아한 근육 이민숙 지음 꿈의지도 발행 272쪽 1만4,000원


'50, 우아한 근육'을 쓴 동화작가 이민숙(50)씨는 살기 위해 운동을 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아이 셋 낳고 키웠다. 육아와 집안일로 자신을 돌볼 틈 없이 30~40대를 보냈다. 그저 아이들이 독립하는 50세가 되기만 기다렸다. 막상 오십이 되자 이번엔 저질 체력에다 갱년기 우울증까지 덮쳤다.

처음은 간단한 것부터 시작했다. 기지개 한 번 켜기, 계단 열 번 오르내리기 등. 하지만 이 경험은 무섭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씨는 '화려한 50세'를 위해 들어둔 적금을 고스란히 헬스장 등록비로 썼고, 마침내 피트니스 대회에까지 도전하게 된다. 이씨는 "오십이 되어 질질 짜던 아줌마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한계를 넘을 때마다 저절로 생겨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도전기는 지극히 평범해서 더 공감이 간다. 작심 '1분'만에 사라지는 운동 의지를 되살리는 방법, 갈수록 나태해지는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방법,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 등이 빼곡하다.

운동은 숫자와의 싸움이 아니다. 더 강해질 수 있는데도 포기하려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일러스트=이민혜,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운동은 숫자와의 싸움이 아니다. 더 강해질 수 있는데도 포기하려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일러스트=이민혜,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핵심은 하나다. "날씬한 몸에 대한 강박을 버려라"는 것. 운동 또한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 해야 한다.

“힘을 기른다는 것은 나를 기른다는 것과 꼭 같은 말이다. 특정 운동의 효과와 효능은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나’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힘을 기른다. 20㎏짜리 케틀벨 한 손 스윙을 거뜬히 해내며.”(이정연)

“50세에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사회적 잣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안달할 필요가 없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만이 남는다.”(이민숙)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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