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서 '바네사 기옌' 죽음 추모 집회 열려
SNS서 '#내가바네사기옌이다' 해시태그 운동도
13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한 담벼락에 바네사 기옌을 기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상급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신고하겠다"고 한 여성 군인이 토막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미국 전역에서는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여군 바네사 기옌(20)은 4월 22일 미 텍사스주(州) 포트후드 군 기지에서 실종됐다. 기옌은 실종 전 어머니 등 주변 사람들에 "군 내에서 두 명의 다른 남자군인들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체에 따르면 기옌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는 못했다. 이후 2개월 간의 수색 작업 끝에 지난달 말 기옌의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기옌을 성추행하고 살인한 용의자로 지목된 애런 로빈슨은 수사가 계속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신 유기를 도운 그의 여자친구는 범죄 혐의를 인정, 기소됐다. 기옌 측 변호사는 "기옌이 (해당 범죄 사실을) 로빈슨에게 '보고하겠다'"고 해서 로빈슨이 범죄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전역에서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기옌을 추모하는 집회가 일어나고 있다. 12일 텍사스주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기옌의 사진을 들고 '우리가 기옌이다', '기옌을 위한 정의' 등을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에서도 기옌의 얼굴과 성조기가 그려진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대들이 거리 시위를 진행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내가바네사기옌이다' 같은 해시태그(#) 운동이 등장했다.
트위터에 '내가바네사기옌이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트위터 캡처
미국 국방부의 성폭력방지대응과에 따르면 3명 중 1명의 군인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또 지난해 기준 현직 군인에 의한 성폭력은 미국 내에서 6,236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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