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60억원 자사주 찾으려 손해배상 청구 소송

이상직 동창이 챙긴 후 해외 도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게 인수·합병 계약을 위한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제시한 마감 시한일인 15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서울본사 사무실이 닫혀 있다. 뉴시스

제주항공과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이 자사주 60만주를 되찾기 위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벌이는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창립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교동창인 박모 변호사의 중개로 사모펀드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 77만주를 담보로 80억원을 빌렸다.

박 변호사는 이 중 60만주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코디사와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48억원을 챙겼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사실을 2017년 10월 인지해 박 변호사를 고소했지만 코디사와 김 대표는 이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고 이스타항공 측은 설명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주식 490여만주를 545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감안하면 60만주는 60억원이 넘는다.

이스타홀딩스는 2018년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매각으로 주식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되자 최근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다. 박 변호사는 2018년 초 해외로 도주한 상태다. 회사 내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며 “이상직 의원이 판단을 잘못해 회사 손해로 이어진 것”이라며 책임론이 일고 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