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아동 여행가방 감금 살인' 40대 여성 첫 공판 15일 열린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범행 전 고의성 여부 쟁점 될 듯

동거남의 9살 난 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지난달 10일 오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서 대전지검 천안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남의 9살 난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성모(41)씨에 대한 첫 공판이 15일 열린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15일 오전 9시 50분 301호 법정에서 성씨의 살인ㆍ상습 아동학대ㆍ특수상해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성씨는 지난달 1일 정오쯤 동거남의 아들 A(9)군을 두 차례에 걸쳐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조사결과 성씨는 당시 A군을 가로 50㎝, 세로 71.5㎝, 폭 29㎝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가뒀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크기가 더 작은 가로 44㎝, 세로 60㎝, 폭 24㎝의 가방에 가뒀다. A군은  가방에 갇힌 지 7시간여 만에 심정지를 일으켰고, 성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결국 짧은 생을 마감했다.

성씨는 A군이 수차례에 걸쳐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지만, 가방에서 꺼내주기는커녕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가방 안에 불어넣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에 성씨가 피해자 사망 가능성을 예상했다고 보고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며, 성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성씨 재판에선 살인 범행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씨 변호를 맡은 서울지역 로펌은 "아이가 죽음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성씨가 알았다(예상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동거남의 또다른 자녀, 즉 A군의 동생을 친모에게 돌아가기 전 폭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15일 공판 방청 후 경남여성변호사회와 함께 A군 동생 학대 혐의로 성씩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고발할 예정이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