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열정만큼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오전 8시30분 서울 중구 시청사에서 진행된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서 이렇게 고인을 애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영결식에서 박 시장 장례위원회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을 "나와 함께 40년을 살아온 친구"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 했던 게 (그가 떠나기) 하루 전날"이라며 "제가 이렇게 장례위원장을 맡은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을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어렵게 박 시장과 대학교 시절 추억도 꺼냈다.
이 대표는 "대학교 1학년 때 그 모범생 같은 친구가 김상진 열사 추모 반 유신 시위에 참여해 학교를 떠나야 했다"며 "그러나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검사가 되길 포기하고 1년 만에 인권 변호사가 돼 군사정권 아래서 시국사건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다"고 했다. 더불어 "당시엔 인권 변호를 맡는 것만으로도 사찰의 대상이었다"며 "87년 만주화운동 이후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아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시장이 되기로 마음을 먹게 된 일화도 꺼냈다.
이 대표는 "2011년 지리산에서 전화가 왔다"며 "'시장 선거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해 그 순간 '수염 깎고 내일까지 내려오세요'라고 했다"고 옛 얘기를 들려줬다. 이 대표는 "친절한 원순씨는 서울시의 수장으로서 서울 시민들의 친구이자 옆집 아저씨 같은 시장이었다"며 "열정을 바쳐 일했다"고 했다. 고인이 된 박 시장을 향해 "한평생 고생 많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영결식은 서울시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