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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코로나 돌연변이, 치료제 개발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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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코로나 돌연변이, 치료제 개발 발목 잡나

입력
2020.07.14 04:10
수정
2020.11.24 20:04
18면
0 0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바이러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상을 뛰어넘어 급격한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자칫 치료제 개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마우스 간염 바이러스(MHV-2)는 한 번 복제될 때마다 10만 개의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보다 훨씬 많은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가래 1mL에는 10만~1,000만 개의 바이러스가 있고 돌연변이가 최소한 한 번 이상 발생한다.

돌연변이는 원래 바이러스의 기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이 발생한 초기에 발표된 논문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사람들 사이의 전염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예상과 달리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속도가 빠르다. 12개국에서 채취한 코로나19 유전자 서열 데이터(게놈 시퀀싱)를 분석한 결과, 핵심적인 돌연변이가 47개나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돌연변이는 주로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 있으면서 ‘바이러스 침입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과 바이러스 몸체를 구성하지 않은 비구조단백질인 Nsp1, 바이러스의 가장 중요한 활동인 RNA 복제(RNA를 통째로 복사하는 과정)와 전사(轉寫ㆍ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RNA 일부만 복사하는 과정)를 하는 효소(RdRp)에서 주로 발생했다. RdRp 효소는 바이러스를 생산하는 공장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적지 않은 약(렘데시비르, 리바비린, 파라피라비르)이 RdRp 효소를 겨냥한 것이다.

돌연변이는 또한 다른 영역에서도 발견됐다. ORF-1ab(17개의 구조 단백질을 코딩하는 코드)과 ORF-8/10(도 S1A)에서도 단일염기변형(SNPㆍ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가 발생했다. ORF는 단백질 생산이 가능한 유전체 영역으로, 여기에서 생산된 단백질은 복제된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SNP는 여러 DNA의 염기 가운데 돌연변이로 염기가 바뀐 것을 말한다.

코로나19의 경우 수백 개의 염기서열이 바뀌는 것부터 염기서열이 다수 없어지거나 결손(insertion)이 되는 돌연변이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격한 돌연변이의 발생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다양한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다 보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생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47개의 핵심적인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SNP 및 염기서열 결손ㆍ삽입 등이 일어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실제 인도ㆍ일본 등을 포함한 글로벌 연구진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근 긴급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에 내성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를 무력화했다는 것이다. 치제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에겐 매우 실망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매우 어렵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려면 이 같은 새로운 돌연변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러 세대를 거친 코로나19의 전체 게놈유전체 분석(genome sequencing)을 통해 변화를 주기적으로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항바이러스제와 면역요법 등과 같은 효과적인 약물 설계와 치료 옵션을 만드는 데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발생한 핵심적인 돌연변이나 SNP 등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는 염기서열을 목표로 하는 치료제 개발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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