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이 지난 10일 경인 용인시 AMG스피드웨이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관한 ‘2020년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하반기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 상반기 6% 성장했던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이 하반기엔 5% 이상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 시장 역시 30~40% 가량 하락세가 점쳐졌다. 아울러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자동차 수요 회복은 이르면 2023년 이후로 관측됐다.
12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그룹내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최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에서 주최한 '2020년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하반기 전망'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내놨다.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는 80만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29.5% 급감한 상황에 비춰보면 양호한 수준이다. 정부의 발빠른 방역체계 구축과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신차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글로벌 지역별 판매를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376만대가 줄어든 서유럽(-39.3%)을 중심으로 중국(-23.2%), 미국(-23.6%), 인도(-47.4%) 등 대부분 국가에서 두자릿수 감소세가 나타났다. 이처럼 세계 각국 자동차 시장이 무너지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및 해외 현지 판매도 223만3,7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급감했다.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월별 및 지역별 판매 현황.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 제공
세미나에 참석한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올 하반기 내수 시장은 최대 5% 감소, 수출 포함 해외 판매의 경우 30~40% 가량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소장은 "하반기 내수시장의 경우 인하폭이 70%에서 30%로 줄어드는 개소세 인하 폭에 대해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문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의 경우 아시아, 중동, 중남미 판매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7,000만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8,756만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내년부터 글로볼 자동차 수요는 다시 성장세로 전환하겠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요 회복은 2023년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소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5.2% 감소했고, 2009년에는 8.8% 추가 감소가 있었지만, 2010년 신흥국 수요 급증으로 금융위기 전보다 더 많은 7,000만대를 넘어섰다"며 "금융위기 당시에는 신흥국이라는 '완충지대'가 존재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선 신흥국, 선진국 모두 어렵고,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감소하는 형편이다 보니 극복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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