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에서 인권을 유린하는 인습으로 꼽혀온 여성 할례(여성 성기 절제ㆍFGM)가 불법화됐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수단의 최고 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는 이날 여성 할례를 불법화하는 법안을 비준했다. 앞서 4월 수단 내각이 이같은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승인한 지 3개월 만이다. 수단 법무부는 "새 법률에 따라 할례 수술을 한 의사나 의료인은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지고, 할례가 진행된 병원 및 진료소는 폐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는 "이번 결정은 사법개혁과 자유ㆍ평화ㆍ정의로 향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단이 여성 할례 불법화에 실패한 4년 전과 달리 법 개정에 성공한 배경에는 과도정부의 힘이 있다. 지난해 4월 30년간 수단을 철권으로 통치했던 오마르 알바시르 전 수단 대통령을 축출하고 들어선 과도정부는 장관직에 여성을 여러 명 기용하는 등 여성을 위한 개혁 정책을 펴왔다. 여성 10명 중 9명이 당했을 정도로 만연했던 할례를 불법화한 것은 수단의 달라진 여권을 대변하는 또 다른 상징이라는 평가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여전히 강제 시행되고 있는 여성 할례는 대표적인 성차별 악습으로 꼽힌다. 주로 비위생적이고 마취제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뤄져, 어린 여성들이 출혈이나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여성 할례를 야만적인 관습이라고 비판하며 폐지를 촉구해왔다.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은 이날 수단의 변화를 환영하면서도 재차 "여성 할례는 신체적 위해는 물론 어린 여성들의 정신건강까지 황폐화시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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