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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ㆍ이용수 할머니도 박 시장 조문... 시 차원 5일장엔 반대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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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ㆍ이용수 할머니도 박 시장 조문... 시 차원 5일장엔 반대 목소리도

입력
2020.07.10 16:57
수정
2020.07.10 20: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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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지자들 새벽 서울대병원 찾아 와 오열
서울시 첫 5일장 등 과도한 추모엔 반감 여론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문재인 대통령의 화환이 들어 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문재인 대통령의 화환이 들어 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은 7시간여의 수색 끝에 발견돼 10일 새벽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다.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5일장 첫째 날부터 박 시장과 친분이 있던 사회 각계 인사들과 그를 지지하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 시장의 시신은 경찰의 현장 감식 이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오전 3시 30분쯤 영안실에 안치됐다. 박 시장 시신이 도착하기 전인 오전 3시쯤부터 여당 의원 등 지인과 그의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문 앞에서 구급차를 기다렸다. 이들 중 일부는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자 오열하기도 했다. 이들은 구급차를 향해 "일어나라 박원순" 또는 "사랑한다 박원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시장의 빈소는 오전 9시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 시작 시각인 낮 12시가 되기도 전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서울시 부시장)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 동료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오후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빈소를 다녀갔다. 이 대표에게 취재진이 "의혹에 당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유튜버들이 "일베 죽어라" "기자들 질문 똑바로 하라"며 고함을 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도 조문을 위해 식장을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A씨는 식장 주변을 서성이며 "믿을 수가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심모씨는 "정치가 참 무섭다"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 때가 생각나면서, 영향력이 큰 인물들이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에 안타까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용수 할머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용수 할머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각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이사장은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눈물을 삼켰고, 이 할머니는 "볼일을 보러왔다 비보를 들어 너무 놀랐다"며 말끝을 흐렸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에 관심이 많았던 박 시장은 캠페인 참여 기금으로 정의연의 전신인 정의기억재단에 5,000만원을 기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추모 분위기와 달리, 서울시가 시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을 5일간 치르기로 한 결정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홍모(27)씨는 "돌아가신 것 자체는 유감이지만 서울시장이라는 자리, 직책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셨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최모(34)씨는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많을 뿐더러 공무 중 순직도 아니라서, 여론이 박 시장을 범죄자로 보는 것도 현실"이라며 "5일장 치른다는 것에 사회적 합의나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조문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례식장 인근을 지나가던 대학생 이모(22)씨는 "정치인들이 많이 온 것 같다"면서 "성추행 의혹이 있는데 다들 거리낌 없이 빈소를 찾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대학생 서모(22)씨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서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 박원순을 고발한 피해자분과 연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한 국화와 흰 천이 도착했다. 이효진 코리아타임스 기자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한 국화와 흰 천이 도착했다. 이효진 코리아타임스 기자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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