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2박3일 방한 일정 마치고 일본으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박3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9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도 '당장은 아니다'는 단서를 달고 떠났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1시간 10분 동안 면담했다. 비건 대표는 북미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 실장은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미 양국이 각각 구상하는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이날 오후까지 북한은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한 별도의 반응을 내지 않았다. 그가 발신한 대북 메시지 분석 작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8일 강경파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향해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를 건드리는 방식으로 미국의 협상 재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도움이 된다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미 조야에서 언급되고 있는 '10월 서프라이즈' 관측에 슬쩍 무게를 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당장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나 한미연합훈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에 언급에 대해서도 "북한은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박 교수는 예상했다. "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 여기는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4일 최 제1부상 담화)고 이미 밝힌 북한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 역시 대선을 위한 블러핑(외교적 속임수)으로 여길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북미 간 냉각기는 미국 대선(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미국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는 불확실성까지 감수하며 북한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은 별로 없다"면서 "미국 대선까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실험 등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이뤄질 것 "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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