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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꿈 짓밟았다" 제주도 공공기관 채용비리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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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꿈 짓밟았다" 제주도 공공기관 채용비리 만연

입력
2020.07.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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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곳 중 15곳 문제점 드러나

제주도 산하 지방공공기관들의 채용 비리가 가관이다. 공공기관 대부분이  합격자 결정 기준과 시험 전형방법을 멋대로 바꾸거나 응시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를 시험전형위원으로 선정하는 등 조직적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수많은 청년들의 꿈과 채용 기회를 앗아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1월 7일부터 2월 7일까지 지방공공기관 채용 실태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해 채용업무 부적정 사례 32건에 대한 행정상 조치와 관련자 10명(경징계 2명ㆍ훈계 5명ㆍ주의 3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제주도지사에게 요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도 산하 20개 지방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시행한 신규 채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업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청 전경.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의료원은 임ㆍ직원 공개채용 시 동점자가 발생하자 동점자 중 1명에게 공고문에서 정한 합격자 결정 기준과 다르게 보훈가점을 부여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했다. 제주도립노인요양원은 시험전형위원을 내부 직원만으로 구성하는 등 부적정하게 업무처리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도감사위가 업부 관련자 3명에 대해 경징계(1명), 훈계(2명) 처분을 요구했다.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은 인사위원회 심의 내용과 다르게 시험 전형방법과 합격자 결정 방법 등을 임의로 변경했다. 또 시험전형위원 구성을 응시자와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 합격자를 부적정하게 결정했다. 감사위는 해당 업무 관련자 5명에 대해 훈계(3명)와 주의(2명) 처분을 요구했다. 

제주연구원은 채용 분야별 관련 자격증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자격증 개수에 따라 평가 점수를 부여하고, 응시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시험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제주도 누리집에 직원 채용 공고를 생략한 데다, 블라인드 채용도 하지 않은 채 서류전형에서 경력 점수와 자격증 점수를 임의로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시험전형위원으로 응시자와 이해관계에 있는 인사를 위촉해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제주도체육회는 시험 항목에 대한 평가기준이나 배점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마련하지 않았고, 시험위원을 응시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구성했다. 제주도장애인체육회 역시 시험 방법과 시험 과목 등의 규정 없이 채용 건별로 임의로 정해 시험 전형을 운영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정규직 전환 대상 사업이 아님에도 기간제 계약직(비정규직)을 정규직(공무직) 전환 대상으로 삼아 특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비상임 이사를 객관적 검증 없이 추천 순위를 바꿔 추천했으며, 직원 공개채용에 인사위원회 심의 없이 응시자격을 제한했다. 

이외에도 제주도개발공사, 제주테크노파크, 서귀포의료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신용보증재단 등도 부적정 사례가 적발되는 등 전체 감사대상 기관 20곳 중 15곳이 채용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 결과 지방공공기관들의 신규 채용 과정에서 선량한 응시자가 피해를 보거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공정성 결여로 전환되지 못한 비정규직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만한 사례가 확인된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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