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형사1부장, 검찰 내부망에 직접 글 올려
"검찰 구성원들, 수사팀에 신뢰를 보내 달라"
"불공정ㆍ편파 의심... 수사권 넘기라" 요구에 반박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의 실무 책임자가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 부분 접근하고 있다”며 “치우침 없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안과 관련, 수사팀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검찰 내에서도 수사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적극 반박에 나선 셈이다. 이 사건을 둘러싼 여론전의 무대가 검찰 내부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의 정진웅 부장검사는 7일 오후 6시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부장검사는 우선 “저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 사건이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이 글이 또 하나의 논란을 더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하지만 수사팀 일원으로서 이 사건을 바라보시는 검찰구성원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올리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 부장검사는 “그동안 중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대검 주무부서인 형사부에 수사상황 일일 보고 등 사전ㆍ사후 보고를 하고, 대검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하여 실체적 진실에 상당부분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검사장 회의에서 나온 ‘특임검사제 도입’ ‘수사팀 교체’ 등의 의견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한 것이다.
정 부장검사는 또, “MBC에 대한 피고발사건도 수사절차에 따라 MBC로부터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제보자를 조사하는 등 치우침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오로지 법리와 증거에 따라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 구성원들에게도 수사팀의 수사를 끝까지 지켜봐 주고 신뢰를 보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글을 맺었다.
이러한 정 부장검사의 입장 표명은 검찰 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편파 수사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이날 오후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나를 비롯한 일선의 많은 검사가 현 수사팀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실이 아니라면 적극 해명하고, 해명하기 어렵다면 수사권을 특임검사에게 넘기라”고 촉구한 바 있다. 정희도 부장검사는 특히 “현 수사팀은 수사 초기 MBC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기각 이후 관련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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