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고 운영비 감소로 야구부 해체 수순
교사들은 수당삭감...노동부 진정서 접수
전국에 12개 유치원 및 초중고교를 운영하는 포스코교육재단에 바람 잘 날이 없다. 포스코가 재단에 지원하던 출연금을 대폭 줄이면서 포항제철고는 야구부 해체에 나섰다 학부모들의 항의에 유보했고, 교사들은 수당 삭감에 반발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포항제철고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야구부 선수 학부모 20여명은 지난 3일부터 학교 앞에서 야구부 해체 통보에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야구부 선수 한 학부모는 "학교장이 감독과 학부모 대표를 불러 '2022년부터 야구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선수를 계속 뽑지 않으면 기존 선수만으로 경기에 나갈 수 없는데 아무런 대안없이 해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큰 상처를 받았고, 자신들의 인생이 결정되는 고교 선수 시절에 시합을 못 뛰게 해 피해를 입게 됐다"며 "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 온 아이들의 앞날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철고는 이에대해 "야구부 외 체조부와 축구부까지 운동부가 3개나 되고 재단의 지원 예산이 대폭 줄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며 "경북도교육청에 '선수들이 다른 학교로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맡겠다는 학교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직원 회의 결과 일단 2022년까지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등 계속 운영하기로 했고, 이때까지 야구부를 맡을 다른 학교를 찾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교육재단은 포철고 야구부에 인건비 등 운영비로 해마다 2억원 넘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1억6,000만원으로 줄였고, 내년에는 1억원 정도로 축소할 계획이다.
재단이 산하 학교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 것은 포스코 출연금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포스코 출연금은 2012년 385억원이었으나 2018년 240억원, 2019년에는 180억원으로 줄었다. 포스코는 올해 120억원, 내년에는 더 줄여 70억원만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교사 수당도 줄었다. 재단 산하 교사 313명은 지난달 말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따른 임금삭감을 취소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설립 초기인 1978년부터 우수 교원을 유치하기 위해 급여 외에 제철수당이란 이름으로 교사수당을 지급했으나 지난 5월부터 30% 삭감했다. 제철수당 지급액은 교사 1인당 매월 20만~50만원 정도로, 연간 20억원 안팎이다.
포스코교육재단 관계자는 "포스코의 출연금 감소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많아 구조조정과 함께 비용절감 차원에서 교사수당을 삭감했다"며 "지난해부터 교사들에게 동의를 요청했지만 대화조차 되지 않았고 더는 미룰 수 없었다"고 말해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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