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가 부양” 의구심에도, 해외 투자금 대거 유입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 이후 세계 각국 증시가 최근 저마다 유동성 잔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중국 증시가 이런 상승 국면을 주도하고 있다. 해외 자본 유입세가 커지고, 중국 정부도 증시를 적극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 올라 약 5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상하이와 선전의 주요 종목을 포함한 CSI 300지수도 5.7% 올랐다. 이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 가치는 약 4,600억달러(548조원) 불어났다. 상승세는 7일에도 이어져, 상하이지수와 CSI 300이 각각 0.4%, 0.6% 올랐다. 이날까지 상하이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달 29일 대비 383.82포인트(12.96%) 급등한 상태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던 CSI 300지수는 이미 연초와 비교해도 14% 상승했다. 상하이 시가총액 1위인 전통주 제조사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는 시총이 2조위안을 넘었고, 지지부진하던 금융기업의 주가마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워낙 갑작스런 상승세다 보니 뭔가 다른 배경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나온다. 가령 미ㆍ중 분쟁 등으로 투자금 대거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일부러 주가를 띄운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 지원을 받은 ‘국가대표’ 투자자들이 정부 소유 금융사를 집중 매매하는 양상이 보인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투자 열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분위기도 눈에 띈다. 6일 중국증권보는 사설을 통해 “‘건강한 소(강세장)’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새 국면을 여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였던 2014~2015년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당시 중국 증시는 1년여간 150% 상승했고 이후 거품이 터지면서 40% 하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당시는 중국 내 개인 투자자가 대출을 받아 투자한 반면, 현재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돈 풀기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시와 유사한 상황으로 보기는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7일 중국 주요 금융전문지는 전날과 반대로 '합리적 투자'를 요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최근 중국 증시 상승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다. 중국 본토 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을 의미하는 '북상자금(北上資金)'은 6일 하루 136억위안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중국 증시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은 이날 2009년 3월 이래 가장 큰 폭인 9.5% 상승했다. 노무라증권은 “정량ㆍ수동적 투자를 수행하는 국제 헤지펀드들이 중국 증시의 하락 베팅을 청산하면서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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