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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못지않다, 카톡 이모티콘 작가들의 '억'소리나는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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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못지않다, 카톡 이모티콘 작가들의 '억'소리나는 매출

입력
2020.07.08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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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의 성장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의 성장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 방법은 다양하다. 상황에 따라 눈빛이나 몸짓, 얼굴 표정 등은 상대방에게 또 다른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오프라인 상에서 이렇게 애용됐던 보편적인 언어가 온라인 상에선 '이모티콘'으로 재탄생됐다. 국내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자리한 카카오톡내 모습이다.

전국민의 카카오톡 대화방 속에서 '말로 다 표현 못할' 많은 감정과 순간을 대신 전해주는 각종 이모티콘은 이제  없으면 아쉬운 존재가 됐다.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였던 이모티콘은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인터넷만화(웹툰)과 더불어 당당히 하나의 콘텐츠 산업으로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경제 혁신연구포럼' 좌담회에 참석, 국내 창작자들과의 상생 방식 중 하나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생태계를 꼽았다. 카카오가 만든 이모티콘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수많은 '이름 없는' 작가들이 탄생했고, 이들이 다시 새로운 산업을 생성해내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여 대표는 "(지난해까지) 누적 7,500개가 출시된 이모티콘 상품 중,  1억원 이상 매출을 낸 작품이 1,000여개, 10억원 이상 매출을 낸 작품은 55개나 된다"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으로도 이모티콘 전업 작가가 되고, 이를 강의하는 학원이나 강의도 생겨나는 등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가 '제제'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이초티콘'. 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작가 '제제'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이초티콘'. 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2011년 문을 연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토어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2년만 해도 4억건에 불과했던 월간 발송량은 지난해 기준 23억건을 훌쩍 넘겼으며, 누적 구매자 수도 280만명에서 2,100만명으로 급증했다. 카카오 측은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톡 월간 순 이용자 수(MAU) 4,500만명 중 매달 약 2,900만명의 이용자가 최소 한 번은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모티콘 시장 확대는 누구나 이모티콘을 만들어 제안할 수 있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가 문을 연 2017년 이후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에는 '예쁘게 잘 그린' 이모티콘이 잘 팔렸다면, 이 때를 기점으로 '대충 만든 것 같지만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이모티콘 인기가 높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대충하는 답장'이나 '이초티콘' 등이다. 여 대표는 좌담회에서 "그림을 잘 그려야 이모티콘 작가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표적으로 '이초티콘'은 2초간의 생각을 전달하는 단순한 이모티콘이지만, 작가가 이 작품으로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았다고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대충하는 답장' 작가 '범고래'나 '이초티콘' 작가 '제제'는 억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 '철새'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늬에시'. 주방용품 디자이너였던 철새 작가는 이모티콘 흥행으로 전업 이모티콘 작가로 전향했다. 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작가 '철새'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늬에시'. 주방용품 디자이너였던 철새 작가는 이모티콘 흥행으로 전업 이모티콘 작가로 전향했다. 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이모티콘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전업 작가들도 늘었다. 지난해 카카오가 '올해를 빛낸 이모티콘' 중 하나로 꼽기도 했던 '늬에시' 작가 '철새'의 경우 주방용품 디자이너에서 매출 억대의 이모티콘 전업작가로 전향했고, 건설사 브랜드팀에 근무하던 '찬비' 작가는 '박대리' 등 이모티콘이 대박을 치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2,000여명에 달하는 작가들은 16세 고등학생부터 63세 노년층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일부 작가들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이모티콘 제작 방법부터 등록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미스터트롯 이모티콘. 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미스터트롯 이모티콘. 카카오 이모티콘샵 캡처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과 단체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행사 홍보부터 금융 상품 가입, 게임 사전예약, 영화 홍보 등 분야도 다양하다. 펭수나 BTS, 미스터트롯 등 유명인들의 이모티콘도 꾸준한 인기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일상 속에서 홍보 효과를 크게 낼 수 있는 이모티콘만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도 창작과 수익이 연결되는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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