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막 ... 코로나19 사태로 야외텐트 공연 첫 시도
"인류애와 평화 노래한 베토벤 정신, 위기 극복에 도움"
'그래야만 한다!(Es muss sein!)'
베토벤 최후의 작품인 현악 사중주(16번) 악보에 쓰여 있다는 이 문구는 고스란히 22일부터 강원도 일대에서 열릴 '제17회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주제가 됐다. 음악제의 주제 치고는 다소 철학적인 표현인데, 이게 그만 코로나19 시대에는 잘 어울리는 말이 됐다.
손열음 예술감독은 7일 공개된 설명회 영상을 통해 "이 문구를 두고 여러 해석이 가능한데, 베토벤이 자신의 삶 전체를 통찰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무게감 있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토벤은 항상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인류애, 그리고 평화를 노래한 작곡가"라며 "그 정신을 모두와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시대 베토벤의 의미가 한층 더 각별해졌지만, 원래 올해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기도 하다. 그래서 베토벤(Beethoven) 이름을 알파벳별로 쪼개 9가지 공연 주제 별로 음악제를 구성, 베토벤의 곡과 관련 작품들을 준비했다. 각각 Behold!(보라!) Echo(메아리) End &(끝, 그리고) Take off(도약) Hero(영웅) Original(오리지널) Vision(비전) Ellysium(천상) Now or Never(지금 아니면 다시는)다.
전부 명작들이지만 손 감독은 특히 'Echo' 주제에 포함된 교향곡 6번 '전원'을 강력히 추천했다. "강원의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음악제 성격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이유를 댔다. 다음달 8일 폐막공연도 주목할만 하다. 이날 무대엔 아리아 '아, 못믿을 이여!' '피아노 협주곡 4번' '교향곡 5번'이 무대에 오르는데, 모두 생전 베토벤이 직접 지휘했던 곡들이다.
코로나19가 여전한 가운데 열리는 축제라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방역이다. 9개 공연 가운데 5개를 알펜시아 콘서트홀 맞은 편에 있는 실외 '뮤직텐트'에서 연다. 대형 천막을 치고 그 안에서 무대와 객석을 분리한다. 밀폐된 실내 공연장 형식을 피하기 위함이다. 손 감독은 "아무래도 실내에 비해 불편하고 연주자들이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워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내와 실외의 장점이 결합된 독특한 분위기도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연주자 섭외도 이미 국내에 활동 중인 해외 연주자들을 주로 초청하는 방식을 취했다. 연주자들은 대기실을 이용하기 보다 숙소에서 바로 무대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손 감독은 "이번 음악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지만, 기다려준 관객을 위해 반드시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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