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월 경상수지가 2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 일시적인 적자 상태를 벗어났지만, 작년 5월 대비해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흑자폭은 29억달러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교역과 제조업이 위축된 여파다.
세계 교역량과 제조업 위축... 흑자폭 지난해 비해선 절반 수준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5월 경상수지는 22억8,61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에 발생한 33억3,110만달러 적자 상태를 벗어났다. 본원소득수지에서 발생한 계절적 배당지급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도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액에 비해 수입액 감소폭이 더 컸다. 흑자폭이 19억달러 늘어난 25억12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코로나19의 충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5월 경상수지는 51억7,550만달러 흑자였다. 흑자폭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상품수지 흑자폭도 지난해 5월(55억달러)보다 약 30억달러 감소했다.
5월 상품수출액은 345억5,160만달러였는데 이는 지난해 5월(481억340만달러) 대비 약 28.2% 감소한 수치다. 5월은 세계 교역량이 급감하고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의 물량과 단가가 크게 하락한 시점이었다. 올해 5월 승용차 수출물량은 지난해 5월 대비 51.6% 감소했고, 석유제품과 철강제품도 각각 26.7%, 24.5% 줄었다. 그나마 반도체 수출물량은 21.1% 늘었지만 단가가 3.8% 하락했다.
수출액과 마찬가지로 5월 수입액도 320억5,04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5월(426억달러) 대비 24.8% 감소했다.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5월 원유도입단가는 지난해 5월 대비 66.3% 줄었고 수입물량도 68.4%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4억8,13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5월보다 4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여행수지가 1억5,61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입국자 수는 지난해 5월 대비 97.9% 줄었고 출국자는 98.4% 줄었다.
4월 경상 적자의 주원인으로 꼽힌 본원소득수지는 5월 배당지출이 4월보다 287억2,100만달러 감소하면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5월 대비해서는 흑자폭이 76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의 일회성 배당수입에 의한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6월 흑자폭, 중국 수출 힘입어 일단 개선될 듯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를 570억달러 흑자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전반기는 170억달러 흑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5월까지 잠정 흑자 규모는 122억달러 수준이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우리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의 개선 여부에 크게 좌우되는 상황인데, 코로나19가 진정이 되고 있지 않고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갈등이 재 부각되는 등 부정적인 요인이 많아 앞으로의 전개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 "다만 6월 통관무역수지를 보면 대 중국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흑자폭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6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커지면서 36억6,6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5월(4억4,600만달러)보다 크게 개선됐다. 통상 상품수지는 통관무역수지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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