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강영수 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록 첫날 답변 기준선(한달 내 20만명 이상 동의)을 넘어섰다. 영국 방송 BBC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이 “손씨가 배가 고파 달걀 18개를 훔친 사람과 같은 형량을 받았다”며 법원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꼬집는 등 국제적 이슈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6일 오후 9시 현재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한다’는 국민청원에 20만4,626명이 동의했다. 청원이 올라온 지 약 10시간만이다.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운 만큼, 청와대는 한 달 내에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청원인은 청원을 통해 대법관 후보자인 강영수 판사가 손 씨의 미국 인도를 불허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판결을 내린 자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체 어떤 나라가 만들어질지 상상만 해도 두렵다”며 강 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지난달 18일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로 공개한 대법관 후보 30명 중 1명이다.
청원인은 특히 “세계 온갖 나라 아동의 성착취를 부추기고 돈벌이를 한 자가 고작 1년6개월 형을 살고, 이제 사회에 방생된다”며 “한국 내에서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판사 본인이 아동이 아니기에, 평생 성착취를 당할 일 없는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기에 할 수 있는 오만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받은 형이 1년8개월이다. 이것이 진정 올바른 판결인가”라며 “국민 여론에 반하는, 기본적인 도덕심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이 같은 자가 감히 대법관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20부는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 관련 3차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인도 불허 결정을 내렸다. 다만 해당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손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2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와는 다르다.
한편 로파 비커 BBC 서울 특파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법원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원의 한 고시원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용직 일자리를 잃고 지난 3월 열흘 넘게 굶주리다가 고시원에서 구운 달걀 18개를 훔쳤다 1년 6개월의 실형이 구형된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 사건을 언급하면서다.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ㆍ청소년 성착취물 수천여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손씨가 같은 형량을 받은 점을 비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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