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에 대한 폭언ㆍ폭행 가해자로 꼽히는 경주시청 감독 김규봉씨가 대한철인3종협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한 가운데, 최 선수에 대한 폭언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안영주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지금까지 제출된 피해자와 관련자의 진술을 우선 검토하고, (징계혐의자들의)소명을 들어 본 뒤 징계수위를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철인3종협회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2020년 제4차 공정위원회를 열고 최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저지른 인물로 꼽히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김씨를 비롯해 팀의 주장이자 가혹행위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는 선수 장모씨, 또 다른 선배 김모씨까지 총 3명의 출석을 요구했다. 협회는 “‘팀 닥터’로 불리는 A씨는 협회에 소속되지 않아 출석요구를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20분쯤 출석 인원 3명 가운데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폭언 사실을 인정하는지, (사건관련)녹취를 부정하는지, 억울한 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공정위에 출석했다. 다소 어두운 모습으로 공정위에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앞서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고인에 사과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공정위에는 안 위원장을 포함해 3명의 변호사와 3명의 교수로 구성된 6명의 공정위원들이 가혹행위 당사자들의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안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체육계에서 이런 일이 또 발생해 애석하다”며 ”상벌위원회는 상과 벌을 함께 심의하는데, 징계심의를 하게 돼 무거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오후 4시 시작 예정이던 공정위는 3명의 출석 대상자가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이 곳으로 이동해 예정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시작된다.
이번 사건은 대구지검에서 수사 중이지만,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스포츠공정위원회가 가해자를 징계할 수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4조에 따르면 징계 혐의자의 징계 사유가 인정되면 관계된 형사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이를 수사 중이라고 해도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다. 협회 규정상 영구 제명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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