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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타투'로 유명한 생명평화무늬, 코로나19 해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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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타투'로 유명한 생명평화무늬, 코로나19 해결사입니다

입력
2020.07.06 16:06
수정
2020.07.06 18: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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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중도로 살다' 내놓은 도법 스님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만난 ?도법 스님이 자신의 책 '붓다, 중도로 살다'를 들어보이며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재진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만난 ?도법 스님이 자신의 책 '붓다, 중도로 살다'를 들어보이며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재진 기자


"이 그림을 한 번 보세요. 가운데 작은 동그라미를 기준으로 아래쪽엔 사람, 오른쪽은 네 발 짐승, 왼쪽은 새와 물고기, 위쪽엔 나무가 연결돼 있습니다. 그 위로 떠 있는 점 두 개는 해와 달입니다. 우주 삼라만상을 시각화한 이 '생명평화무늬'에 불교의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만난 도법(71) 스님이 책 표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붓다, 중도로 살다'란 제목으로 도법 스님이 낸 신간 표지엔 생명평화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 문양은 도법 스님과 생명평화운동을 함께 하고 있는 시각디자이너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가 만들었다. 채식, 동물보호 등 생태계 이슈에 관심이 많은 가수 이효리가 새긴 문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효리 타투'라고도 불린다. 

도법 스님은 이 생명평화무늬를 두고 "불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의 메시지도 결국 이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 두는 사고방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 무늬는 인간과 자연 등 우주의 모든 존재는 그물코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이는 붓다의 가르침 '중도(中道)'에 직결된다. 중도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물코처럼 연결된 우리,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중도의 길을 걸을 때 국가, 인종, 종교, 정치이념 간 다툼을 넘어설 수 있다. 도법 스님은 "붓다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6년간 고행을 했음에도 결국 실패했는데, 중도를 이해하자 비로소 깨달음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생명평화무늬는 그 자체가 불교이기도 하다. 그는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걸 아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라며 "이 그림을 보면 불교의 의미가 명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표지에다 쓴 것도 그 때문이다.



도법 스님이 6일 발간한 '붓다, 중도로 살다' 표지엔 생명평화무늬가 그려져 있다. 불광출판사 제공

도법 스님이 6일 발간한 '붓다, 중도로 살다' 표지엔 생명평화무늬가 그려져 있다. 불광출판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를 덮친 지금, 이 그림의 의미는 더 커졌다. 도법 스님은 "코로나19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에 대한 무지와 착각 때문에 일어난 재난"이라면서 "(위기 해결을 위해선) 깨달음을 얻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론  모든 우주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걸 망각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쫓다 보니 코로나19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당장 여기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도법 스님은 "우리는 '깨달음'이라면  먼 훗날 도달해야 할 어떤 특별한 목적지로 여겨 왔는데, 그보다는 지금 당장 살아내야 할 삶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깨달음, 실천을 어디 멀리서 찾을 게 아니라 살아가는 매순간 알고 느끼고 배운 것을 조금씩이라도 행하는 것 자체가 불교가 말하는 수행이란 뜻이다.

그렇기에 도법 스님은 "불교가 어렵고 복잡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책을 쓴 것도 불교에 대해 잘 몰라도, 심지어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해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붓다 스스로도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바로 이해할수 있고, 실현 가능하며, 증명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저 멀리서 깨달음을 따로 찾을 게 아니라 일상에서 붓다처럼 삽시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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