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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비건 방한에 촉각...대담한 접근법 압박

입력
2020.07.06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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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협상 재개 북미 기싸움 돌입

7일 방한할 예정인 스티브 비건(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7일 방한할 예정인 스티브 비건(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북한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서울 방문(7일)을 앞두고 미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미 실패했던 북미 간 딜(거래)을 재성사시키려면 보다 '대담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대미 압박에 돌입한 것이다. 비건 대표가 북한이 흥미를 가질 카드를 들고 오느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북핵 협상 실무 책임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담화에서 "사소한 오판이나 헛디딤도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하게 될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 조미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정상)회담설이 여론화되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에선 '10월의 서프라이즈'로 3차 북미정상회담 워싱턴 깜짝 개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 부상은 이어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 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정치적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월 대선에 앞서 치적을 쌓으려 북핵협상을 활용하려 든다면 여기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방한하는 비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5일 "미국의 대북 전략이 보이지 않고 있는 최근 상황에선 미국과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는 속내를 내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비건 대표 방한에 걸고 있는 일말의 기대 역시 드러났다. 최 부상은 "이미 이룩된 정상회담 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또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굳이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밝혔다. 2018년 6ㆍ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 불이행을 꼬집으며 미국의 보다 적극적 협상 태도를 촉구한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제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등 미국의 대북정책 전반을 비판했다"며 "비건 대표 방한 직전 이같은 메시지를 낸 것은 결국 실질적인 협상안을 가져오라는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미국은 보다 유연한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변 핵시설 폐쇄를 담보로 대북제재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해제하느냐를 둔 한미 간 협의도 최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비건 대표 역시 이번 방한에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원론적 수준 이상의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중 외교부 당국자 뿐 아니라 대북 소통을 담당하는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북측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7일부터 사흘 간 방한하는 비건 대표는 외교부의 조세영 1차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물론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ㆍ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모두 만날 것으로 보인다. 또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형식으로 한미 간 협의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라고 한다. 방한 일정을 마친 비건 부장관은 9일 일본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채널 등을 통한 사전 북미 물밑협의가 성과를 낸다면 판문점 회동 가능성도 있다.


조영빈 기자
양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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