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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애라"… 中 '얌체 유학생' 특례 입학 기준 바꿔도 반발 여전

입력
2020.07.05 10:00
수정
2020.07.07 14: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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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체류 요건 늘리고, 당국 색출 강화
온라인 공간 관심 폭발 "늦었지만 다행"
"국적 따른 입시차별 없애라" 볼멘소리도

중국의 입시특화 마을인 안후이성 루안시 마오탄창진 고교의 3학년 수험생들이 2017년 대입시험 가오카오를 보러 가는 차량 행렬 양 옆으로 주민과 학부모들이 몰려나와 합격을 기원하며 응원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의 입시특화 마을인 안후이성 루안시 마오탄창진 고교의 3학년 수험생들이 2017년 대입시험 가오카오를 보러 가는 차량 행렬 양 옆으로 주민과 학부모들이 몰려나와 합격을 기원하며 응원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수험생 1,000만명이 응시하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대입시험인 중국 ‘가오카오(高考)’가 7일 시작한다. 올해 시험을 앞두고 중국 교육부는 “내년부터 ‘얌체 유학생’을 엄격히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적 이민을 가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뒤 특별전형으로 중국 국내 대학에 입학하려는 경우 요건을 기존보다 까다롭게 바꾼 것이다. 지친 수험생들의 기를 살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중된 사회적 박탈감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상당수 여론은 “국적에 상관없이 아예 전형 차별을 없애라”며 여전히 미흡한 입시 공정성에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부모 쌍방이나 한쪽이 중국 국적인 경우 중국 대학에 특례로 입학하려면 시험 응시 직전 4년 가운데 2년을 포함해 최소 4년 이상 외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로 해외에 거주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공안ㆍ출입국관리소와 자료를 공유해 응시자의 해외 체류 이력을 철저히 가려낼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 정도 요건이야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국이 2009년 외국 학생의 대입 응시 자격을 강화한다고 밝힌 이후 명확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외국 국적만으로도 손쉽게 명문대의 좁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오카오를 거치지 않아도 고교 성적과 중국어능력시험 점수만으로 입학이 가능했다.

이에 초ㆍ중학교를 외국에서 다니다가 슬그머니 들어와 원하는 대학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중은 이들을 ‘가오카오 이민’ ‘가짜 유학생’이라고 불렀다. 이 같은 삐뚤어진 행태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얼마나 컸던지 이번 방침은 발표한지 불과 2주 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조회수가 중국 인구보다 많은 17억8,000만건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 대학이 유학생에게 지급하는 과도한 장학금도 덩달아 지탄을 받았다. 중국은 2007년부터 국내 학생들에게 연평균 8,000위안(약 135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하지만 대상이 5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 유학생은 이보다 10배나 되는 장학금 혜택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자녀를 대학에 보낸 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 사이 중국으로 유학 오는 외국 국적 학생 규모는 2010년 15만명에서 2018년 25만8,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교육 당국의 조치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반기는 이들은 “국내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일부러 외국으로 나가려는 학생들을 차단할 확실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해외 유학 중국 학생은 66만2,000명에 달한다. 반면 “해외 거주 요건을 고작 몇 년 더 늘려봐야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반론도 거세다. 대학 입시에서 국적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해외서는 하류 취급 받다가 중국에 돌아오면 상류인양 행세하나”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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