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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포스트 BTS 힘들어"...K팝, 정말 美 시장 흔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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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포스트 BTS 힘들어"...K팝, 정말 美 시장 흔들었나

입력
2020.07.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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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빌보드를 중심으로 미국 음악시장에서 K팝스타들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현지에서의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K팝의 위상을 미비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빌보드를 중심으로 미국 음악시장에서 K팝스타들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현지에서의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K팝의 위상을 미비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편집자주

※ 편집자주 =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1년 2개월 만의 컴백으로 국내외 음악 시장을 흔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 미국 음악시장에서 뜨겁게 주목받아 온 블랙핑크는 미국 NBC 간판 토크쇼 '지미 팰런쇼'를 통해 전 세계 최초 컴백 무대를 선보인데 이어 또 한 번 최초·최다·최단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블랙핑크 뿐만 아니라 최근 컴백한 몬스타엑스 NCT127 세븐틴 트와이스 등 다양한 국내 아이돌들이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기며 'K팝'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음악시장 '성공 신화'의 원조 격인 방탄소년단은 두말 할 나위 없이 각종 미국 현지 음악 차트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빌보드는 국내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와도 같은 곳이었다. 보아 빅뱅 원더걸스 CL 태티서 등이 단발적으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를 남기긴 했으나, 이 같은 기록이 'K팝'의 성공으로 일컬어지기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싱글차트 2위를 무려 7주간 지키는 대기록을 남기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후속곡인 '젠틀맨' '행오버' '대디' 등이 '강남스타일' 만큼의 파급력을 이어가지 못하며 이 역시 단발성 히트로 마침표를 찍었다.

본격적인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은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련의 성공을 거둬들이면서부터였다. 지난 2017년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상위권에 첫 진입한 이들은 2018년 '러브 유어셀프 轉 Tear'로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메인차트 1위에 올랐다. 특히 이는 영어가 아닌 외국어 앨범으로 메인차트 1위에 오른 12년 만의 기록으로 의미를 더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빌보드 메인차트 1위를 차지했음은 물론,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도 연이어 신기록을 경신하며 미국 음악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혔다.

이 외에도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을 이어오고 있으며, 2019년에는 K팝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또 다른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도 이미 지난 2018년과 2019년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아직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그래미 어워드'의 경우에는 2019년에는 시상자, 2020년에는 공연자로 참석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강력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방탄소년단이 K팝 스타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여겨지던 미국 음악 시장의 문을 연 이후 현재 대중들은 심심치 않게 국내 아이돌 스타들의 미국 진출 성과를 전해들을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Kill This Love(킬 디스 러브)'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41위에 올랐던 블랙핑크는 지난 6월 레이디 가가와의 컬래버곡 'Sour Candy(사워 캔디)'로 같은 차트의 3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지난 달 26일 발매한 첫 정규 선공개 타이틀곡 'How You Like That(하우 유 라이크 댓)'이 미국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또 한 번 신기록을 경신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외에도 몬스타엑스가 빌보드 메인차트에서 5위를 기록했으며, NCT127 역시 최근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으로 메인차트 2주 연속 진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세븐틴은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에 6위로 첫 진입했으며, '소셜 50' 차트에서도 방탄소년단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분명 뜨거운 기록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건만, 아직도 많은 가요계 관계자들이 “향후 몇 년 간 미국 가요시장에서 방탄소년단만큼 성공한 아티스트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 놓는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K팝 스타들의 호(好)성적들도, 사실은 미국 음악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고 보기엔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 내에서 이미 공고한 팬덤을 구축해 발표하는 앨범 마다 성과가 보장되는 방탄소년단은 이미 다른 K팝 가수들과는 예외의 상황"이라며 "K팝이 미국 음악시장에 진입했다고 해서 미국 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실질적으로는 '미국시장이 K팝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이는 영어권 가수들의 팝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듣고 싶은 욕망이 커졌고, 이에 따라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들이 공존하는 시대가 오면서 만들어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이루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방탄소년단이 그랬듯 미국 시장을 뒤흔들 K팝 스타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너무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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