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추천으로 KPGA 코리안투어 데뷔
지난달 광주의 길거리에서 쓰러진 할머니를 자신의 차에 태워 병원까지 동행하는 선행으로 화제가 된 프로골퍼 홍상준(26)이 꿈에 그리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무대에 섰다.
홍상준은 2일 경남 창원시 아라미르 골프 앤 리조트(파72ㆍ7,245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을 통해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2015년 KPGA 프로로 입회한 뒤 2018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은 홍상준은 지금까지 2부투어인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남구 자택에서 차량으로 골프연습장을 향해 가던 중 서구 월산동 인도에서 넘어져 있던 80대 할머니를 발견한 뒤 자신의 차에 태워 병원으로 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상준의 이번 KPGA 투어 출전 기회는 대회 주최사인 우성종합건설 정한식 대표이사의 추천으로 결정됐다. 통상적으로 대회 주최 측은 총 출전 선수의 10%에 해당하는 인원에 대해 추천 자격을 갖고 있는데, 정 대표는 “우리가 KPGA를 후원하고 대회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홍상준 선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며 “홍상준 선수에게 자신의 실력을 다른 선수들과 견줘보면서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7시 20분 경기를 시작한 그는 전반 9홀에서 5~8번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4언더파로 마쳤고, 후반에선 보기 2개와 버디 한 개를 묶어 1오버파를 쳐 1라운드를 3언더파 69타로 마쳤다. 순위는 전체 참가선수 156명 중 공동 45위로 준수했다. 같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로는 박상현(37), 맹동섭(33), 허인회(33) 등 스타들도 있었다. 경기를 마친 그는 “드라이버 샷부터 퍼트까지 다 잘됐다”며 “특히 아이언샷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사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긴장이 너무 돼 잠도 설쳤다”면서 “갤러리가 있었다면 더 긴장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특히 5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기억은 또렷하다. 홍상준은 그 순간을 두고 “정말 짜릿했다”고 밝히면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며 웃었다. 2016년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주흥철(39)의 캐디로 나서 우승을 도운 경험이 있는 그는 주흥철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주흥철이)겁먹지만 않으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조언 대로 최대한 긴장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끝으로 자신이 정규투어에 데뷔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그는 2라운드 각오를 묻자 “이번 대회 목표는 컷 통과”라며 “매 홀마다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해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