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핍박 받는 사람 동정해"
"꿈틀거리는 대권주자, 11월에 등장할 것"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외부 인사에게 대권 도전 의사를 타진한 사실이 알려져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진영을 넘나들며 ‘킹메이커’ 역할을 해온데다 내년 4월까지 당권을 쥐고 있어, 대선 후보 낙점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2일 경제지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꿈틀꿈틀거리는 대선주자가 11월이면 등장할 것”이라며 “이름은 말 못하지만, (접촉했던) 그 사람에게 대권 도전 의향을 물어본 적이 있고, 그 인물도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이나 공직자 출신은 아니고, 대권에 도전했던 사람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만난 적 없지만... "여권이 자꾸 때리면 후보 만들 수도"
김 위원장의 언급에 당장 주목 받은 인물은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최근 여권에서 '윤석열 때리기'가 이어지면서 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해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리얼미터ㆍ오마이뉴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지난달 22~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357명 대상)에서 10.1%의 지지율을 기록해 보수진영 후보 중 맨 먼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공직자 출신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 김 위원장이 접촉한 인사 중 윤 총장은 배제되는 분위기다. 실제 김 위원장 측 인사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아직까지 윤 총장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윤 총장의 대권 도전과 관련해 “윤 총장은 검찰총장을 그만둔 뒤 뜻이 있다고 하면 그때 가서 봐도 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특히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덕분에 지지도가 오른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핍박 받는 사람들을 동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쪽(여권)에서 자주 그러면 후보로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은 김 위원장이 최근 대권주자 요건으로 강조한 '대중적으로 어느 정도 알려진 사람', '공익적 가치에 대한 고민과 노력을 해본 사람'과도 일정부분 부합한다는 평이다.
'본인 등판설' 잠재우려는 의도도... "내가 60세만 됐어도..."
불과 얼마전까지 “현재 대권주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뿐”이라며 보수진영 주자들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던 김 위원장의 달라진 행보도 관심거리다. 이를 두고 현재 지지율이 부진한 야권주자들을 긴장시키는 동시에 ‘김종인 본인의 등판설’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아무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야권주자들을 저평가하자 “김 위원장이 직접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내가 60세만 되도 그런(대선출마)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여든이 넘은 지금은) 갑자기 건강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런 무책임한 일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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