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포스트 코로나'? 공공 서비스 혁신안 발표
2022년부터 지하철을 이용할 때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그냥 탄다. 무료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휴대폰을 소지한 채 개찰구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비접촉 게이트가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된다. 또 국ㆍ공립어린이집 등 돌봄시설에선 세면대가 화장실 밖으로 나와 이용자의 동선에 배치되는 등 새 공간 디자인이 적용돼 운영된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공공부문 서비스 혁신에 팔을 걷어 붙였다. 2일 시청사에서 열린 '서울시 공공기관 포스트 코로나 혁신계획 시민 보고회'는 그 예고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중교통과 돌봄 그리고 공공의료 등 시민 일상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에 변화를 주기 위해 2022년까지 6,116억원을 투입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공부문 혁신을 위해 상시방역, 언택트(Untactㆍ비접촉)서비스 확대, 경제방역, 맞춤형 돌봄, 4차 산업 선도 등 5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언택트 서비스 강화다. 2년 뒤 서울 지하철은 자동차 '하이패스'처럼 이용 방식이 확 바뀐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난해부터 모바일과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태그리스 게이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승객이 비접촉 게이트를 통과할 때 정보를 인식하는 시간을 0.5초까지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2022년에 비접촉 게이트를 역사당 1개만 시범 운영한 뒤 2023년부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용보증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시민들은 내달부터 은행에 가지 않고도 신용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보증서류와 대출서류를 제출하면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은행(하나)에서 보증심사와 약정을 각각 맺는 언택트 신용보증이 도입되는 것이다.
언택트 서비스 확대를 촉발시킨 장본인이 코로나19 감염병이었던 만큼, 언제 또 다시 닥칠지 모르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공공의료 기반도 강화된다. 김창보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는 "서울시 의사회와 협력해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역학조사관을 돕기 위한 감염 접촉자 추적 요원 300명 양성에서 나선다.
코로나19가 들춰낸 경제 취약 계층의 면역을 강화하고 복지사각을 메우는 작업도 시작된다. 서울 2만여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경영 개선 교육 등을 하는 '서울 자영업 백신 프로젝트', 여성이 경제 주체가 되도록 돕는 '쉬코노미(Sheconomy)'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또 시는 감염병으로 인한 노인과 장애인 돌봄 공백을 막기 위해 긴급돌봄지원단도 확대된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시대엔 과거에 익숙했던 삶과 이별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며 "감염병은 경제적 취약계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 혁신 표준 모델로 소외 당하는 시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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