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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엎어지는 사회적 대화 이면엔... 민주노총의 정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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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엎어지는 사회적 대화 이면엔... 민주노총의 정파 갈등

입력
2020.07.02 17:22
수정
2020.07.02 18: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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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내부 의사결정 구조 개선돼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정 대타협의 판이 또 다시 깨진 데는 민주노총 내부의 뿌리 깊은 정파 갈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노총이 ‘제1노총’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는 게 선결 과제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일 소집한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서 일부 강경파로부터 사실상 감금당하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식'에 끝내 불참했다. 민주노총에서도 현재 민중민주(PD)계열의 정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산별노조와 지역 본부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방향, 투쟁의 목표, 활동 방식에 따라 민주노총은 크게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의 3개 정파로 나뉜다. 이 중 김 위원장이 속한 민족민주(NL)계열인 국민파는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온건파로, 선거에서도 이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정파 갈등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매번 좌초시켰다. 2005년 이수호 당시 위원장 등 지도부가 노사정위 참여 안건을 부쳤던 대의원대회에서는 이에 반대하던 강경파가 소화기와 시너를 뿌리는 폭력 사태를 벌이면서 무산됐다. 민주노총의 내부 갈등은 1998년 2월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 이후 본격적으로 표면화했다. 당시 노사정 합의에 반발한 일부 노조원들은 추인을 받기 위한 임시대의원대회에 각목을 들고 난입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이 때의 '트라우마'로 민주노총은 현재까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강경파 중에서는 아예 경영계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정파도 존재한다. 민주노총의 한 산별노조 관계자는 그러나 "대화 자체를 불신하는 정파도 있긴 하지만 이들은 극소수로, 민주노총의 결정을 좌지우지할 구조는 아니다"며 "이번 노사정 합의에 반대한 것은 '해고 금지'를 명시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지원금이 기업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고 선을 그었다. 정파적인, 관성적인 '반대'가 아닌 명백한 이유가 있는 반대였다는 설명이다.

이번 노사정 대타협 불발 사태로 민주노총은 조합원 100만명의 제1노총으로서, 사회적 대화 주체로서,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민주노총이 대외적으로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전국 중앙조직)로서 협상을 하거나 사회적 파트너로의 기능을 하려면 중요 안건은 중집에서 투표 절차를 거치는 등 우선 내부 의사결정 과정부터 민주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다수의 조합원이 선출한 집행부를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시킨다"며 "특히 민주노총에서 먼저 사회적 대화를 요구해 놓고, 판을 깨는 것은 오히려 경영계에 명분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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