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윤석열에 주례보고 서면으로 대체
일선에는 '빅2' 연이은 갈등에 걱정과 분노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공개적인 반발을 이어가면서 검찰 안팎으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두 사람 사이 예정됐던 대면보고가 취소되고 서면으로 대체되는 등,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의 갈등 양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의 공정성을 해쳤다면 책임을 묻겠다"며 윤 총장을 다시 겨냥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애초 이 지검장이 대검을 찾아 윤 총장에서 대면으로 주례보고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 보고는 서면으로 대체됐다.
전날 이 지검장이 공개적으로 "검언유착 의혹 사건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특임검사에 준하는 수사 독립성을 달라"고 대검에 요구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만나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통상 매주 수요일 하는 주례보고이지만 이날 보고를 앞두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양측에서 관련 사항을 일체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등 하루종일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앞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1차 기소가 이뤄진 올해 1월에도, 주례보고 대신 열린 '처리회의'에서 이 지검장이 홀로 기소에 반대하며 긴장감이 조성된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당시와 반대로 이 지검장이 기소를 고집하는 상황이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대면보고까지 미뤄가며 물밑 싸움을 이어가는 동안, 검찰 일선에서는 두 사람의 끊임없는 갈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형사부 부장검사는 "정치권과 법무부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든 검찰 나름의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서울중앙지검에서 공개적으로 총장에 반발하는 사례가 과거에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이 지검장이) 소신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강한 쪽에 치우쳐서 그러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부장검사는 "추 장관은 정치인이니 그렇다고 이해한다고 쳐도, 검사장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의도를 읽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대놓고 대립하는 초유의 갈등상황을 윤 총장이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일선 수사에서 과거에 항명을 일삼았던 윤 총장 스스로에게 원죄가 있다는 냉소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자문단 구성은 측근(한동훈 검사장) 수사에 개입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윤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자문단이 소집된 과정을 조사해 책임을 지고 지휘감독하겠다"며 "공정성을 해치는 (자문단) 구성이 있었다면 (윤 총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검과 일선검찰청의 공개 대립 자체가 남길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차장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가장 나쁜 점은 검찰 지휘체계를 무너뜨린 선례를 남겼다는 것"이라며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위에서 찍어누른 것이라면 문제가 될 것이지만, 수사팀이 수사 자료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으면서 공개적인 반발을 하는 것은 정치적 여론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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