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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사용, 중환자 병상 크게 확보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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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사용, 중환자 병상 크게 확보는 못해

입력
2020.07.01 16:42
수정
2020.07.01 18:44
13면
0 0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문창초등학교에서 학교 교직원 및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이날 오전 이 학교 6학년생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학교가 폐쇄됐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문창초등학교에서 학교 교직원 및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이날 오전 이 학교 6학년생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학교가 폐쇄됐다. 뉴스1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국내 공급을 시작했다.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는 기존 약품 가운데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를 중환자 치료에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발병 이후 시간이 많이 경과한 환자에게는 효과가 떨어져서 현재 중환자들 가운데 몇 명에게 이 약을 투여할지는 미지수다. 마찬가지로 기존 중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 병상이 새롭게 확보될지도 당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렘데시비르의 국내 수입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의약품 무상공급 계약을 지난달 29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국내 수입이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이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3일 특례수입을 결정하고 한달 만에 국내로 수입됐다. 현재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공인된 유일한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도입물량 등에 대해서는 길리어드와의 계약에 따라 비공개했다.

렘데시비르는 폐렴을 앓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에게만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중환자로 분류되는 환자는 모두 33명으로 일단 이들이 렘데시비르 첫 투약 대상이 된다. 에크모를 사용하거나 기계호흡을 하는 위중환자가 20명이다. 나머지는 산소치료를 받거나 해열제를 복용해도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는 중증 환자다.

구체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에 약품 공급을 요청한 병원에 렘데시비르가 공급되는데 투약 대상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흉부엑스선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 소견이 있어야 한다. 또 산소포화도가 94% 이하이고 기계호흡과 인공심폐기(에크모ㆍECMO) 등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증상 발생 이후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가 렘데시비르 사용 대상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현재 렘데시비르는 여러 임상시험에서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또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불명확했지만 사망률을 줄이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도하고 국내에서도 서울대병원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에서는 환자가 산소치료를 필요하지 않게 되거나 퇴원 가능하게 되기까지의 회복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됐고 렘데시비르 치료 14일 이후 치사율도 11.9%에서 7.1%로 줄어들었다.

다만 당장 렘데시비르를 적용 가능한 환자가 얼마나 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먼저 증상 발생 이후 10일을 넘긴 환자들은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항바이러스제로 증식을 억제할 단계가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한 환자들은 체내의 염증반응을 줄이는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때문에 중환자 병상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효과가 있지만 신종 코로나는 초기 이후에는 증식하지 않는다"라면서 "재고가 굉장히 부족한 상황에서 효과가 있는 사람에게만 쓰자는 것이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조건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방 센터장은 "재원기간을 3분의 1 정도 단축하는 효과로는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는데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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