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명 등 9명... 코로나19 열흘 새 확진 판정
"한국인 환자 모두 곧 완치될 듯"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현대엔지니어링 공사 현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지로 지목됐다. 현재까지 열흘 새 9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1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칼리만탄(보르네오)섬의 동부칼리만탄주(州) 발릭파판시에서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퍼르타미나의 정유시설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이날까지 한국인 두 명 포함 9명이다. 지난달 20일 현지 직원이 코로나19에 걸린 걸 확인한 뒤 현지 직원 1명, 현지 직원 3명 등의 추가 감염이 밝혀졌고, 이후 한국인 직원 A(44)씨와 B(60)씨도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월 2일 인도네시아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지에서 감염이 확인된 한국인은 A씨가 처음이다. 공사 현장엔 현지 직원 270명, 한국인 직원 33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방 보건당국은 지난달 30일 집단감염 발생지로 석유 및 천연가스 회사 두 곳을 추가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동일 지역 내 3명 이상 발생 시 집단감염(클러스터)이라고 판단하고, 발릭파판에 관련 회사가 3개 정도 있는 걸 감안하면 현대엔지니어링 현장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인구 67만명인 발릭파판은 3월 19일 환자가 처음 나온 뒤 지난달 30일 기준 18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 현장 감염자가 지역 전체 감염자의 4%가 넘는 셈이다. 발릭파판의 사망자는 4명으로 다행히 사망률(2%대)은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5%대)보다 낮다. 발릭파판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 수도 부지와 가깝다. 현재 교민은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을 포함해 50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한국인 직원들은 현재 퍼르타미나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신속 진단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유전자증폭검사(PCR)에서 양성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A씨는 초기 호흡이 가빴으나 현재 호전됐고, B씨는 무증상"이라고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한국인 직원 4명이 추가로 검사를 받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한국 본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집단감염 발생지라고 현지 당국으로부터 정식 통보 받은 건 없다"라며 "현장은 8일까지 폐쇄했고 상황을 봐가며 현지 방역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향후 사업 일정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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