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취소·인력난·코로나19로 삼중고… 대책은
옥천군 "홍콩 수출· 공공기관 직원들 일손 돕기 나서"
충북 옥천군은 일조량이 풍부하면서도 일교차가 큰 특성 덕분에 복숭아와 포도가 달콤하게 잘 자라는 지역입니다. 그중에서도 이원면의 주 특산물이 바로 이 복숭아인데요. 평화로웠던 농촌 마을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을 받고 있어서 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해요.
옥천군 이원면 복숭아 농장이 마주한 삼중고 중 하나는 지역 축제가 취소됐다는 겁니다. 24일부터 사흘 동안 예정돼 있던 복숭아 축제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아예 취소된 건데요. 군 관계자에 따르면 축제 기간 매출만 5억원 이상 나오는데, 이 판로가 막히게 된 셈입니다.
또 코로나19는 가뜩이나 넉넉지 않은 농촌 일손을 더욱 부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복숭아 등 농작물 수확 시기에 큰 도움이 됐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입국이 어려워지거나 출국하게 되면서 주요 인력이 확 줄어들게 된 거죠.
마지막으로 지난달 27일 옥천군 이원면의 한 편의점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면내 자가 격리자가 늘어나게 된 점입니다. 혹시 이 중에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가 있다면 당장 수확은 어떻게 하냐는 걱정인데요.
복숭아를 지키기 위해 군 농업기술센터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먼저 지역 축제 취소로 판로가 막힌 복숭아를 시장에 팔기 위한 계획 마련이 시급한데요.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본보와 통화에서 "매출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라 가장 먼저 온라인 판촉 행사를 확대하는 등 판로를 확장했다"며 "농협을 통해서도 예년보다 판촉을 2, 3배 늘려 서울과 충북 등 여러 지역에서 온·오프라인 판매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홍콩에도 'K-복숭아'가 갑니다. 군 관계자는 "원래 홍콩으로 일부 물량이 수출되는데 올해 여름은 이 수출량이 늘어나도록 계획했다"고 말했어요.
판로를 개척했다면 팔 복숭아는 누가 따냐고요? 부족한 일손은 사실 한두 해 거듭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나름의 대책이 있다고 해요. 특히 면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옥천군 이원면의 경우에는 '특단의 조치'까지 준비돼 있다는데요.
먼저 일선 공무원들이 투입될 계획입니다. 군 관계자는 "일손 지원 요청이 들어오면 담당 과를 통해 옥천군 공무원 700명 중 필요한 만큼의 인력이 직접 밭으로 나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본격 수확 철인 7월 말쯤이 되면 도청과 출장소, 교육청, 도립대 나눌 것 없이 모든 유관기관에도 도움의 손길을 뻗을 예정이라고 하고요.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으로 마련된 제도인 순환 근로를 통해 약 8명이 농촌 일손 돕기에 참여하신다고 하네요.
또 농협을 통해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군 관계자는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농협 인력 알선 창구를 통해 일할 수 있는 시간과 날짜, 작업 강도, 종류 등을 알려주시면 농가에서 참고해 좋은 인력을 적재적소에 알선해주는 제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선 안 되겠지만, 만약 복숭아 농장주가 코로나19에 걸린다면 어떡하죠? 어떤 복숭아가 맛있는 복숭아인지 구별할 복숭아 수확 달인이 자가격리라도 하게 된다면 말이에요. 옥천군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영상 통화로 복숭아 수확 지시를 내리는 등 다방면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해요.
군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복숭아의 주 출하 시기는 25일 이후나 돼야 한다"며 "이전부터 군수가 직접 밭에 나가 현황을 파악하면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안심하고 옥천 복숭아를 많이 찾아달라"고 호소했는데요.
옥천 농촌 주민들도 이번 코로나19 확진 사태로 마스크 착용에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요. 공공장소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를 꼭 쓰고 있다고 해요. 맛있는 복숭아를 위해 애쓰는 농민 덕분에 올 여름도 행복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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