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500만장 생산기지 합작 건립 급물살
코로나19 후 첫 방역물품 공장 해외 진출 첫 사례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방역 마스크 생산 공장 건립 사업을 지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과 마지막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방역물품 공장 수출 첫 사례가 된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자국 내에 마스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해외기업과의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3개 나라 기업을 사업파트너로 둔다는 계획인데, 미국과 유럽 국가가 이미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마지막 한 장의 사업권을 두고 중국과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물론 외교 당국 차원에서도 총력 지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당국은 한 달 기준 500만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연말까지 수도 리야드 인근에 세운다는 사업 구상을 세워 둔 상태다. 마지막 사업 파트너 선정 작업은 이르면 이 달 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기준 18만6,000여명이다. 세계에서 15번째로 많고, 중동권에선 이란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종교시설 폐쇄 등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지난 달 하루 확진자 규모가 1,500여명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봉쇄 정책을 완화하자 이달 들어 다시 3000~4,000명 대까지 급상승하는 추세다. 사우디 정부는 국영 기업인 아라바이오(ARABIO)와 해외기업 간 합작 공장을 세워 마스크 생산 능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한국 기업의 사업권 획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수출 경쟁에 뛰어든 업체는 국내 최초 마스크 생산 업체로 알려진 에버그린이다. 이미 사우디에 보건용 마스크 KF94 50만장을 수출한 상태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방역물품 공장 수출 활로를 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마스크는 물론 진단키트 등 '방역 강국' 위상을 앞세워 방역 물자 수출은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현지 공장 건립까지 이뤄질 경우 해당 국가와 중장기적으로 방역협력 수준을 높일 수 있어 단편적인 방역물자 수출과는 차원이 다른 경제ㆍ외교 실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과 사우디 관계가 최근 밀접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미국이 중동권에서 발을 빼는 최근 수년 사이 중국은 사우디 등 중동 대국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품질로만 따지자면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확실시 되지만, 지도부 의견이 중시되는 왕정국가 특성 상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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