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형성률 낮고 많은 미국인들 접종 꺼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적정 가격에 보급되더라도 미국 내 재확산 사태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개발 중인 백신의 항체형성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반(反)백신 정서 탓에 많은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어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출연, "지금까지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홍역 백신"이라며 "코로나19 백신도 이 수준까지 이르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역 백신의 항체형성률이 97~98%에 이르는 데 비해 코로나19 백신은 70~75% 정도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미국인이 적다는 게 문제다. 실제 지난달 CNN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분의 1은 "백신이 저렴하게 널리 보급되더라도 맞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상대적으로 놀랄 만큼 큰 비율의 사람들 사이에 반과학ㆍ반권위ㆍ반백신 감정이 자리잡고 있다"며 홍보와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피해국 중 한 곳인 이탈리아에서도 여론조사기관 IXE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백신이 나와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33%나 됐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코로나19 종식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파우치 소장의 결론이다. 파우치 소장은 '70~75%의 항체형성률을 가진 백신을 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게 접종하면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 같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집단면역은 인구 대다수가 기존 병력 또는 백신 접종 등을 통해 항체를 보유해 감염병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날 파우치 소장은 미국 일부 주(州)가 봉쇄령을 성급히 풀어 재확산을 불러왔다고 혹평했다. 그는 "뉴욕주 등은 비교적 잘 대처했지만 여러 주의 방역 정책은 C학점"이라며 "봉쇄령 해제가 너무 경솔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도 재차 당부했다. 파우치 소장은 "확진자 중 무증상 감염자가 20~40%에 달한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가깝게 모여 있는 건 '재앙의 레시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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