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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장악한 민주당, '입법 재조산하' 벼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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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장악한 민주당, '입법 재조산하' 벼른다

입력
2020.06.29 17:43
수정
2020.06.30 00:28
3면
0 0

文대통령 후보 시절 꼽은 사자성어 '나라 다시 만들다'
공수처ㆍ권력기관 개편 등 개혁입법 줄줄이 대기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정의당 의원들은 '등록금 반환 추경예산 편성'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정의당 의원들은 '등록금 반환 추경예산 편성'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새해 사자성어로 ‘재조산하'(再造山河ㆍ 나라를 다시 만들다)를 꼽았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는 의미였다. 29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17개를 전부 차지해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서, 민주당은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슈퍼 파워를 거머쥐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 입법 재조산하’가 현실화할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민주당 뜻대로 물 흐르듯 일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미래통합당이 순순히 눈 감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앞둔 21대 국회 전반기 2년은 '정권 연장이냐, 정권 탈환이냐'의 승부를 가를 전장과도 같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쟁점 과제를 놓고 국회 곳곳에서 국지전이 벌어질 것이란 얘기다.

민주당은 29일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끝내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7월 3일 추경안 국회 통과'로 돌진할 태세다.  35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국회가 졸속 심사해선 안 된다는 우려는 일단 '패싱'할 듯하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도 공수처법에 못박힌 시한(7월 15일)을 지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여당에 거듭 주문하고 있다. 

추경과 공수처는 서막에 불과하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5월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국회 개혁ㆍ권력기관 개편ㆍ공정경제ㆍ부동산대책ㆍ국방개혁을 5대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언론개혁도 여권 일각에서 오르내렸다. 이와 관련한 법안만 최소 80개에 달한다.

민주당은 '거침없는 입법'을 위해 '일하는 국회법'부터 발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단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추경 완료 즉시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으로 발의해 상시 국회를 제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강력한 입법권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민주당이 꼽은 개혁과제 대부분은 정부 핵심 국정과제와 직결돼 있다. 공수처 출범과 경찰ㆍ국정원 개혁을 골자로 한 권력기관 개편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연내 추진을 약속한 ‘재벌개혁 3법’(상법ㆍ공정거래법ㆍ금융그룹갑독법 개정안)’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국회 비준’도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민주당이 만지작거리는 과거사 바로잡기와 언론개혁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5ㆍ18 민주화운동 비방과 왜곡 날조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5ㆍ18 민주화운동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KAL 858기 폭파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재조사도 민주당의 시야 안에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가짜뉴스ㆍ허위보도를 한 언론에 피해액의 3배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자칭 언론개혁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권력기관 개편으로 사법부를 장악하고, 과거사 고치기로 역사 왜곡을 하려 한다"며 강력 저지를 예고했다. 다만 의석이 103석에 그치는 통합당이 176석을 앞세운 민주당을 멈춰 세울 '묘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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