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상임위 독식한 與, 입법 프리패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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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상임위 독식한 與, 입법 프리패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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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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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단독 쟁점 법안 밀어붙이기 가능
법안심사소위 '만장일치' 관례 부담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 참석해 2020년도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176석의 거대 의석을 앞세워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은 여야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관행이 자리 잡은 1988년 13대 국회 이후 32년 만이다. 선수(의석)와 심판(상임위원장)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현안은 물론 쟁점 법안 밀어붙이기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야 합의가 원칙인 국회 법안 처리의 관례상 민주당의 ‘일방통행’ 식 국회 운영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의사일정 매개로 한 법안 '발목잡기' 불가능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체제 영향력이 주목 받는 건 개별 상임위원장이 갖는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의원이나 정부가 발의한 법안은 ‘소관 상임위 내 법안심사 소(小)위원회→상임위 전체회의→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를 거쳐 의결된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원장은 법안의 첫 관문인 상임위의 의사일정 결정 권한을 갖는다. 위원장이 특정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한다면 회의를 적극 주재할 수 있고, 반대로 제동을 걸고 싶으면 회의를 차일피일 미룰 수 있는 셈이다.

일례로 2017년 8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여야 합의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적용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처리했지만, 당시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소속 조경태 기재위원장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전체회의 상정을 보류했다. 이로 인해 법안 처리는 계속 지연됐다. 여권 관계자는 “20대 국회 때는 통합당이 자신들 몫 상임위원장의 의사일정 결정 권한을 무기로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며 대여 협상력을 높일 수 있었는데 이런 지렛대가 사라진 셈”이라고 했다.



상임위원장 잃어도 통합당 '견제' 카드는 여전

그렇다고 상임위원장 독식이 곧 여당이 추진하는 개혁 법안 ‘프리패스’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법안 논의의 제1 관문인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는 ‘만장일치’ 합의 체제로 운영되는 게 관례다. 소위에서 야당 의원 한 명이라도 반대 의견을 내면 법안을 전체회의로 넘기기 어려운 셈이다. 

설령 소위를 통과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지금까진 여야가 소위에서 합의 처리한 법안은 이후 다른 의원들이 따로 들여다보지 않는 게 관행이었는데 앞으로는 야당 의원들이 ‘현미경’ 심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한 5선 의원은 “법안 처리 과정 하나 하나가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다 갖더라도 일방통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법안소위에서 만장일치 대신 다수결로 법안을 의결하는 내용으로 국회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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