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경 재개 이면과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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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포경 재개 이면과 이후

입력
2020.06.30 04:30
수정
2020.06.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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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포경위원회 탈퇴 선언(6.30)

2017년 9월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 항. '연구 목적'으로 포획된 밍크고래 하역 장면. AP 연합뉴스


고래 고기에 대한 일본인의 애착은 가히  집착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거기엔 독특한 미식 취향 외에 문화적ㆍ역사적 배경도 있다. 전후 일본을 통치한  맥아더 연합군 사령부가 고래 고기 소비를 장려한 것도,  전후 부족한 식량 및 단백질원 보충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전통과 취향을  존중한다는 정치적 제스처이기도 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일본 활동이 상대적으로 덜 활발한 것도 과거  포경 반대운동으로 입은 대중적 분노의 내상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탓이라는 설이 있다.   

일본 정부가 2019년 6월 30일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를 선언했다. 연구 목적을 제외한 모든 상업 포경을 전면 금지한 1988년의 IWC 룰을 32년 만에,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면서 거부한 거였다. 포경산업의 주요 거점 중 한 곳인 시모노세키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지역구다. 공장식 축산을 통한 ‘비 인도적’ 육류 공급 관행은 규제하지 않으면서 포경만 문제 삼는 것은 위선이라고 그들은 비판해왔다. 

1962년 연간 20만3,000톤에 이르던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량은 2015년 4,000톤, 2018년 3,000톤으로 격감했다. 모두 ‘연구 목적’으로 국제 쿼터에 따라 남극해에서 잡은 고래였고, 소비자들이 먹은 고래고기는 모두 냉동육이었다. 포경 재개 요구에는 양뿐 아니라 질, 즉  냉동이 아닌 신선한 고래고기를 먹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거였다. 

동물보호단체 등 세계의 여론을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었던지 일본 정부는 일단 상업 포경을 경제수역(EEZ)내에서만 허용하고, 연간 383마리의 상한제를 도입했다. 포경업계는 지난해 7월부터 최북단 홋카이도 오호츠크 해 수역을 시작으로 미야기현 센다이 등지에서 고래 사냥을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해 일본 고래고기 소비량은, 냉동이 아닌 생물이긴 했겠지만 1,600톤으로 오히려 줄었다. IWC 탈퇴로 남극해 포경이 금지된 탓이었다. 가격은 비싸졌다. 쿼터와 조업 경계를 풀라는 업계의 요구는 거세다.  일본 정부는 포경업계에 51억 엔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일본인의 고래고기 애호가 예전 같지 않으며, 중ㆍ노년층의 ‘전통 음식’에 대한 향수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고래 관광 등 보존ㆍ관찰을 지지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이래저래 고래의 운명이 새로운 형국을 맞이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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