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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이트 파워" 구호 담긴 영상 3시간만에 삭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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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이트 파워" 구호 담긴 영상 3시간만에 삭제 소동

입력
2020.06.2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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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해당 구호 못 듣고 올렸다"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미국 노동정책자문위와의 회의 도중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미국 노동정책자문위와의 회의 도중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 구호가 담긴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가 3시간 만에 삭제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구호를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8시쯤 자신의 지지자들이 나온 영상을 리트윗하고 "빌리지스의 위대한 주민들에게 감사한다"며 "곧 만납시다!"라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플로리다주(州)의 은퇴자 공동체인 빌리지스를 배경으로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대치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한 백인 남성이 "화이트 파워"라고 외치는 모습이 그대로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백인의 권력을 뜻하는 것으로,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구호다. 골프 카트를 탄 트럼프 지지자들이 깃발과 팻말을 들고 일종의 퍼레이드를 하던 과정에서 해당 구호가 두 차례 나오자, 반대자들은 "나치" "인종주의자"라고 비난하며 맞서기도 했다. 

곧바로 비판이 제기됐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를 지지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은 리트윗하지 말았어야 했다. 영상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오늘 대통령은 사람들이 '화이트 파워'라고 외치는 영상을 공유하고, 그들을 위대하다 했다"며 "우리는 국가의 정신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고 대통령은 한쪽 편을 선택했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가 이길 싸움"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약 3시간 만인 오전 11시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서 리트윗 게시물이 사라졌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빌리지스의 열성적인 팬"이라며 "대통령은 영상에서 지지자들의 놀라운 열정을 보았을 뿐 문제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듣지 못하고 리트윗을 한 것인지, 알고도 올렸다가 파장이 커지자 삭제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조작된 영상을 올리거나 폭력을 미화하는 문구를 썼다가 제재를 받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앞서 트위터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 3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경고' 딱지를 붙였고, 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트윗은 '숨김' 처리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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