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44. 네 살 추정 비글 진담이
지난해 동물실험에 이용된 동물은 371만 2,380마리.
이 가운데 설치류가 86.9%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들은 중증도 이상의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고통등급 D그룹,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E그룹 중에서도 82.3%, 82.8%를 차지했는데요. 설치류만 실험에 동원되는 건 아닙니다. 원숭이, 토끼를 비롯해 돼지, 소, 염소 등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어류까지 모든 동물이 실험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실험에 동원된 개는 1만2,301마리
포유류 가운데서는 어떤 동물이 가장 실험에 많이 이용되고 있을까요. 바로 개 입니다. 지난해에만 1만2,301마리가 실험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 중 고통과 억압이 심한 D그룹과 E그룹에도 5,000마리 이상이 이용됐습니다. 많은 품종의 개 가운데서도 실험견하면 떠오르는 건 ‘비글’일 겁니다. 워낙 사람을 잘 따르고 반복적 실험에도 저항이 덜하기 때문에 실험견으로 선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이 끝난 뒤 개들을 기다리는 건 안락사입니다. 실험기관들이 실험에 이용됐지만 건강한 개들 조차 실험실 밖으로 내보내기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험동물 전문구조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실험에 동원된 개 약 15만마리 중 구조된 것은 21마리에 불과했지요.
하지만 최근 들어 실험기관들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한 회사 연구소에서 실험 비글 29마리를 안락사하는 대신 새 삶을 찾아주기 위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보낸 일도 있었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실험 후 정상적으로 회복한 동물은 일반인에게 분양·기증할 수 있도록 동물보호법이 개정됐고, 실험견 분양 가이드라인까지 생겼지요. 더 중요한 건 실험기관들이 더 많은 실험동물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고, 또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동물들을 보듬어 줄 사람들일 겁니다.
한 대학 실험실에서 구조된 진담이
진담이(4세 추정·수컷)는 한 대학교 실험실에서 무사히 실험을 마치고 실험실 밖으로 나온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대학 연구원들은 지난 2018년 12월 실험이 끝난 비글 다섯 마리를 안락사 시킨 대신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비구협의 식구가 됐습니다.
다섯 마리 중 한 마리인 진담이는 운이 좋게 빠르게 임시보호 가정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이었는데 고양이에게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비슷한 체구의 개들과도 잘 지냈다고 합니다. 임시보호 기간이 끝날 때까지 가족을 만나지 못한 다음 임시보호처 가정에서도 잘 지내다 이제 세 번째 임시보호 가정에서 지내고 있다고 해요.
진담이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사회화를 거친 상황입니다. 이제는 실험실의 기억은 잊고 반려견으로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해요. 사람을 잘 따르고 다른 개친구들과도 잘 지내지만 반려동물 카페에 가면 덩치가 작은 개에게 공격성을 보일 때도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소형견을 기르는 집보다는 진담이만 돌보거나 비슷한 덩치의 개를 기르는 가정이 좋을 것 같다고 해요.
외출했다 사람이 들어오면 반가워서 조금 짖는 경향이 있고요. 집에 사람이 없을 때 불안한지 낑낑거림이 조금 있지만 오래 씹을 껌을 주고 가면 괜찮다고 합니다. 식탐은 많아서 음식은 늘 진담이가 닿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는 게 임시보호 가족들의 조언입니다.
최주희 비글구조네트워크 입양팀장은 “사회화가 잘 되어 있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서로 적응시간을 가지면서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는 가족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사람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진담이. 호기심 많고 에너지 넘치는 진담이가 평생 가족을 기다립니다.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이메일 : adoption@beaglerescuenetwork.org
▶입양신청서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thebeagle/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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