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스타 선수들을 해외로 내보내기만 했던 K리그가 모처럼 해외파 선수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최근 스페인 마요르카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하고 최근 국내로 돌아온 기성용(31)의 K리그 복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겨울 실익 없이 상처만 남겼던 기성용과 FC서울이 이번엔 한 발 더 다가서 국내 복귀를 위한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씨투글로벌 측은 28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선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전하면서도, 이 ‘모든 가능성’엔 국내 무대 복귀란 카드도 포함돼있다는 뜻을 전했다. 한국이 유럽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가 잘 이뤄져 비교적 안전한데다, 출전 기회 등을 고려했을 때 기성용으로선 국내 복귀 필요성이 4개월여 전보다 더 커진 상태다.
기성용은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기에 앞서 K리그 복귀를 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프로 데뷔 팀인 FC서울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북 현대와도 이야기가 오갔으나 우선 협상권을 가진 서울과의 위약금 문제 등으로 계약이 불발됐다. FC서울과 기성용 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던 올해 초보다는 국내 복귀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실제 양쪽 모두 이대로 버텨야 어느 누구도 실익을 챙길 수 없는 상황이다.
기성용 국내복귀 불발 당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서울도 위약금을 현실성 있게 재조정하거나, 선수가 다른 구단에 가더라도 은퇴는 서울에서 한다는 조항을 넣는 등 조금 더 유연해져야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실익도 챙길 수 있다는 게 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출전 기회를 점차 잃어가는 기성용 입장에서도 코로나19로부터의 안전과 출전기회 등을 고려했을 때 일시적으로나마 몸값을 현실화하는 게 현실적이란 평가다.
실제 지난 25일 열린 K리그 여름 이적시장에선 해외파의 국내 복귀가 줄을 잇는 과정에서 선수들은 당장의 몸값보다 실익을 택했다. 기성용 몸값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J리그에서 활약하던 국가대표 출신 나상호(24)는 출전 기회를 위해 임대로 성남에 왔고, 구성윤(26)은 상무 입대자격 등을 고려해 대구로 왔다. 이적 절차를 일찌감치 마친 두 선수는 이미 주말 열린 K리그 9라운드에 출전하면서 예열을 마친 상태다.
4개월여 전 옥신각신했던 다툼에 감정의 골까지 깊어진 게 아쉽다. 서울은 10년 전 도장 찍은 거액의 위약금 조건을 양보하지 않았고, 기성용은 협상이 결렬된 뒤 아내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뒷말을 남기며 논란을 부추겼다. 아직 기성용 측과 서울은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씨투글로벌 관계자는 “아직 서울과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고, 서울 관계자도 이날 “(기성용 협상 관련 사안은)강명원 단장이 직접 책임진다”며 “당장은 (언론에)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K리그 추가 선수등록은 다음달 22일에 마감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