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잘 작동하는 것 같지만 위기 회복력 없다는 것 드러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7)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세계 경제를 ‘예비타이어 없는 자동차’에 비유했다. 평상시에는 잘 작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도 문제가 생기면 위기 대처를 할 힘이 없다는 얘기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ㆍ하나은행 주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금융의 미래'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방한하지 못하고 영상 녹화본을 통해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회복력이 없다는 것은 단기 수익을 위해 장기 안정성을 훼손해 온 시장 경제의 결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장기적인 안목을 중시하는 회복력 있는 경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화가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역량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세계화의 퇴조를 시사했다. 이어 “결국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서는 모든 국가에서 긴밀히 협력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대공황 당시에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을 못 했지만, 이번에는 공조를 필요로 하는 전 세계 문제임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께 연설자로 나선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도 “코로나19 이후 세계 자금 흐름이 거의 붕괴됐고 교역량도 큰 폭으로 위축돼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저성장과 불평등 심화 문제가 나타났을 때 많은 국가가 고립주의적 성향을 보여 왔는데, 지금처럼 세계 1, 2위 경제 국가가 갈등하는 상태에서는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코로나19의 위기를 제도개선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판 뉴딜은 단기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경제ㆍ사회 구조의 국가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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