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간 웃음을 전해준 '개그콘서트'가 감동과 함께 마무리됐다.
KBS2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9월 첫 방송 이후 21년 만의 휴식기를 시작했다. 당분간 마지막이 될 1050회는 지난 3일 녹화에 이어 26일 방송됐다. 21년 간 '개그콘서트'를 통해 큰 웃음을 선사한 개그맨들은 마지막 방송에서도 변함없이 유쾌한 톤을 이어갔고, 시청자들은 여기서 진정성도 느낄 수 있었다.
국내 공개 코미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개그콘서트'는 수많은 레전드 유행어 및 코너를 선보여왔다. 박준형 김대희 강유미 신봉선 박성광 허경환 김영희 이수지 등 이 같은 레전드를 이끈 폭 넓은 세대의 개그맨들은 '개그콘서트'의 유종의 미를 위해 다시 모였다. 이들의 명불허전 예능감과 센스는 이날 역시 변함 없었다.
개그맨과 시청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개그콘서트'의 남다른 의미도 마지막 회에서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시청자는 '개그콘서트'에 대해 "날 인싸로 만들어줬다"고 소개했고, 허경환은 7년 만의 '네 가지' 코너에서 "'개그콘서트'를 잊으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오"라고 독려했으며, 김대희는 "이 정도면 호상"이라고 후배들을 다독였다.
특히 신봉선은 "'개콘'을 어떻게 보내냐"며 눈물을 보였고, 박준형 또한 울컥한 모습으로 후배들과 여운을 나눴다. 박성호 김대희도 눈물을 삼킨 연기를 펼쳤다.
이날의 마지막 인사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였다. KBS 측은 앞서 '개그콘서트'의 휴식기에 대해 "새로운 변신을 위함"이라고 밝혔고, '개그콘서트' 측 또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그맨들은 향후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재정비를 할 예정이다.
2003년 200회 특집이 35.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듯 '개그콘서트'는 21년의 내공, 그리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특별한 경험이 있다. 이에 마지막 방송을 마냥 슬프게만 받아들이기보다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면, 더욱 발전된 형태의 코미디로 요즘 시청자들의 선택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개그콘서트'의 저력이 트렌디한 요즘 시청자들의 선호도과 만나 다시금 독보적인 예능계의 한 축이 될 때까지, '개그콘서트'의 진짜 2막을 기다려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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