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없어야 뜬다...속옷시장, 내추럴리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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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없어야 뜬다...속옷시장, 내추럴리즘 전성시대

입력
2020.06.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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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와이어리스 브라에  브라탑, 브라캐미솔 인기
여성용 사각팬티 불티, 내 몸 맞는 속옷 정기 구독도


유니클로가 올해 출시한 '에어리즘 코튼 립 브라 탱크탑'은 겉이 면 소재로 돼 있어 단독으로 입을 수 있다. 유니클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근 패션업계는 있는 그대로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내추럴리즘(자연주의)'이 주목받고 있다.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집콕족'이 늘어나고 '언택트(비대면)' 소비 시대로 가면서 편안함과 편리함은 일상의 기본 수칙이 됐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사회에 '뉴노멀 라이프'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내추럴리즘을 추구하는 가장 대표적인 의류가 바로 이너웨어다. 몸에 가장 가깝게 밀착되는 옷인 이너웨너는 실내생활을 할 때에도 항상 착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편해야 한다. 그래서 요새 20, 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가슴을 모아주는 와이어나 캡이 없는, '와이어리스 브라'와 '브라렛'이 인기를 끌고 있다. 

들어는 봤니? '브라탑' '브라 캐미솔' 

한국에 일찌감치 와이어리스 브라를 소개한 브랜드는 유니클로다. 2010년 와이어리스 브라를 출시한 이후 매년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성을 보강해 내놓고 있다. 대표 상품인 ‘와이어리스 브라 뷰티 라이트’는 '3D 브라컵'을 적용해 다양한 사이즈의 가슴에 완벽하게 들어맞도록 하는 게 장점이다. 신축성을 높여주는 방사형 컷팅과 입체적인 구조로 가슴 모양에 따라 브라컵이 조정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브라에 내장된 컵의 밀도를 줄여 착용감이 더욱 부드러우며, 사이즈별로 컵 밀도를 섬세하게 조정했다.

와이어리스 브라의 성공은 브라컵이 부착된 '브라탑' 출시로 이어졌다. 과거에는 속옷의 대용품으로만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소재와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라운지웨어 또는 에슬레져웨어까지 가능한 멀티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브라탑은 브라컵 밑 부분에 위치한 고무 밴드가 가슴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피부에 밀착되는 사이드 네트는 신축성이 뛰어나다. 혁신적인 기능성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쾌적함을 선사하는 ‘에어리즘’과 니트 느낌을 살린 ‘와이드 립’ 등이 특징이다.

유니클로의 ‘와이어리스 브라 뷰티 라이트(핑크색)’와 ‘에어리즘 심리스 V넥 브라 캐미솔’ 제품. 강은영 기자

최근 봉제선이 없는 이너웨어 '브라 캐미솔'도 인기다. 유니클로의 '에어리즘 심리스 V넥 브라 캐미솔'은 어깨끈의 신축성을 늘리고 쉽게 꼬이지 않도록 했다. 에어리즘 브라 탱크탑과 브라 캐미솔은 소재를 변경해 컵 부분이 잘 비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슴 아래에 닿는 부분을 흡습성이 좋고 빨리 마르는 소재로 변경해 여름철에도 땀이 잘 차지 않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에어리즘 심리스 V넥 브라 캐미솔을 입어보면 여름철에 유용한 이너웨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슴을 안정적으로 받쳐 주어 착용감이 좋고, 에어리즘 소재가 땀을 빨리 흡수해 옷에 땀 얼룩이 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사라진다. 또한 '에어리즘 코튼 립 브라 탱크탑'은 겉이 면 소재로 돼 있어 단독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카디건 하나만 걸치면 외출할 때 유용하고, 가슴을 압박하는 불편함도 없어 집에서 라운지웨어로 편안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오로지 편안함을 위해! 사각팬티 입고, 속옷도 정기구독

한때 매력적인 여성을 상징하던 미국 이너웨어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최근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은 패션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가슴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와이어 브라 등 빅토리아 시크릿의 디자인은 더이상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브랜드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올해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1,100여개 점포 가운데 250여개 매장 문을 닫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안한 속옷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면서 비록 아름다울지라도 불편한 속옷은 입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닐까.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브랜드 '자주'가 출시한 여성용 사각팬티.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그러면서 속옷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아이템들도 속속 등장했다. 남성들이 입는 ‘드로즈’라 불리는 사각팬티가 여성용으로 출시된 것이 대표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브랜드 '자주'는 올 1월 여성용 드로즈인 '보이쇼츠' 2종과 트렁크를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여성 고객들이 남성용 트렁크를 구입해 입어보고 남긴 착용 후기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것을 목격했다. 이후 곧바로 보이쇼츠를 출시했고, 출시 2개월만에 여성용 팬티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루엣만을 강조하던 이너웨어 시장에서 편안함과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은, 속옷을 정기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시켰다. 속옷기업 인더웨어는 지난해 5월 나에게 맞는 브라를 찾아주는 구독 서비스 ‘월간 가슴’을 론칭했다. 정기구독을 시작하려면 가슴과 브라에 대한 설문조사에 답하고, 결과에 따라 1,600여종의 브라 중 매달 1개를 추천해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설문 결과, 첫 달 구독자가 사이즈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92%에 달했다고 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급격한 변화를 맞으면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심리적인 이완까지 선사하는 편안함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며 "속옷시장도 편안함을 강조한 디자인과 소재를 활용한 제품들이 뜨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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