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복귀한 탁현민 비서관 기획 행사로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6ㆍ25 전쟁 제70주년 행사는 25일 저녁 열렸다. 정부가 6ㆍ25전쟁 기념식을 해가 진 뒤 시작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오전이 아닌 오후로 시간을 늦춘 건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기념식을 진행키로 한 것과 맞물려 결정됐다. 6ㆍ25 참전용사 등 주요 참석자가 고령인 만큼 햇볕이 강한 시간대에 행사를 진행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 주최로 이날 오후 8시 20분부터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진행된 6ㆍ25 전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간 6ㆍ25 전쟁 기념식을 오전에 진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일몰 뒤 행사를 시작한 건 굉장히 이례적이다. 이날 서울 일몰 시각은 오후 7시 57분이었다.
전례 없던 행사 시각과 관련, 청와대는 “무더위로 인한 고령층 참석자의 건강을 배려해 6ㆍ25 전쟁 기념행사 최초로 해가 진 후 행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참석자가 대부분 고령이기 때문에 대낮에 진행하는 건 일사병 또는 열사병 발생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미군 7사단 17연대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 등에 참전했던 류영봉(88) 이등중사, 18세 나이로 간호장교에 참전하고 여성 최초로 6ㆍ25유공자회 지회장을 맡았던 박옥선(84) 대위 등 이날 주요 참석자 상당수는 고령이다. 지난해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18년과 2017년에는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기념식이 열려 참석자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덜했었다.
이날 행사는 미국 하와이에서 모셔온 국군 전사자 147구의 유해 봉환과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다. 개식 행사로는 미국 하와이에서 유해를 모셔온 최신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 동체에 영상이 투사됐다. 일명 '미디어파사드'다. 70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내용의 영상은 주변이 어두웠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끌 수 있었단 평가다.
미디어파사드는 행사 시각에 대한 많은 추측을 낳은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이벤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행사 시각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탁 비서관은 2018년 4ㆍ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도 야간에 '평화의 집' 건물을 활용해 미디어파사드를 보여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송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시각을 우려한 듯,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가보훈처는 이번 행사의 장소와 시간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6ㆍ25참전유공자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등 관련 보훈단체에 사전 설명했고, 의견 청취를 했다”고 설명했다.
윤 부대변인은 “참전유공자 분들이 매우 고령이시고, 해가 가면 갈수록 건강 문제를 더욱 더 신경써야 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을 꼭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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