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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 윤석열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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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 윤석열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

입력
2020.06.25 17:35
수정
2020.06.25 23:42
3면
0 0

추미애 장관 25일 두 차례 공개 일정서
작심한 듯 윤 총장에 날선 비판
"말 안 듣는 총장 데리고 일해 본 장관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압박의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전날 윤 총장을 향해 '법기술자'라고 날을 세웠던 추 장관은 25일 두번의 공개 일정에서 연거푸 윤 총장을 직격했다.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을 둘러싼 기싸움에서 비롯된 파열음이 위험 수위를 달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 장관이 "이런 장관 처음 본다"고 한 말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장관도 처음 본다"면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 의원 대상 강연에서 “저는 검찰청법 8조에 의해 (윤 총장에게) 지시해 대검 감찰부에 감찰하라고 했는데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가 총괄해보라고 했다”면서 한명숙 전 총리 진정 사건에 대한 윤 총장의 처리 과정을 질책했다. 추 장관이 거론한 검찰청법 8조는 '법무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어 “(윤 총장이) 며칠 전 제 지시를 어기고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라며 윤 총장을 직격했다. 

추 장관은 이어 "차라리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제가  '내 말을 못알아 들었으면 재지시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청법에는 재지시가 없다. 역대 검찰총장 중 이런 말 안듣는 검찰총장과 일해본 적이 처음이라 샤워하면서 재지시를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슬기로운 의원생활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0.6.25/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슬기로운 의원생활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0.6.25/뉴스1


 추 장관은 이에 앞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청회에 참석해서는  "검찰 스스로 정치를 하는 듯한 왜곡된 수사를 목격했다"며 윤 총장과 검찰 조직을 싸잡아 비난했다. 추 장관의 이날 검찰 비판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축사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추 장관은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라 할 만큼 칼이 무뎌지거나 칼집에서 빼내지지 않거나 그릇된 방향으로 왜곡되거나 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며 "경우에 따라 정권 봐주기, 정권 코드수사 또는 검찰 스스로가 정치를 하는 듯 왜곡된 수사를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파사현정(破邪顯正ㆍ그릇됨을 깨고 바름을 드러냄) 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공정한 검찰권 행사가 있었던가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추 장관은  "국민에게 모범을 보이는 고위공직자가 되지 못하고 비리 범죄 주체가 됐을 땐 공수처가 칼을 제대로 겨냥해 부패 환부를 도려내 사회 투명도를 높이고 부패를 근절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에둘러 윤 총장과 검찰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이나 대검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며 부글부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현직 검사는 "추 장관이 이런 총장은 처음 봤다고 했다는데 우리도 이런 장관은  역대 처음"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준기 기자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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